금강 녹조 독성 ‘기준치의 68배’…“세종보·공주보 재가동 계획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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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조사 결과 금강 하류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68배가 넘는 녹조 독성물질이 확인됐다.
충청 지역민들 식수원인 대청호도 대발생 수준의 녹조에서 국제 기준보다 50배 이상의 독성물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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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조사 결과 금강 하류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68배가 넘는 녹조 독성물질이 확인됐다. 충청 지역민들 식수원인 대청호도 대발생 수준의 녹조에서 국제 기준보다 50배 이상의 독성물질이 나왔다. 인공구조물로 막힌 강에서 발생하는 녹조의 심각성이 다시 확인된 것인데,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며 130일 넘게 천막농성 중인 환경단체에 세종시는 ‘철거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과 더불어민주당 박해철·강준현·박수현·박정현 국회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여름 금강 유역의 녹조 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단체는 지난달 26일 대청호·세종보·강경포구 등 금강 유역 3개 지점에서 채수한 물을 부경대학교에 의뢰해 녹조인 남조류가 얼마큼 포함됐는지 측정했다.
측정 결과 백제보 하류의 강경포구의 강물에선 물 1㎖당 남조류 세포 296만개(296만cells/㎖)가 포함돼 있었고, 마이크로시스틴(녹조에서 나오는 독성물질) 농도는 1634ppb(단위 10억분의 1)에 달했다. 조류대발생 경보가 내려지는 100만cells/㎖를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4ppb 이상이면 물과 접촉하는 수상레저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데, 금강 하류에서 이 기준의 80배 이상 독성물질이 확인된 것이다.
충청 지역민의 식수원인 대청호 상황 역시 심각했다. 대청호에서 채수한 물에선 남조류 108만cells/㎖가 측정됐고, 같은 물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1221ppb였다. 같은 날 환경부가 조사해 발표한 대청호의 녹조 수치는 3만cells/㎖로 36분의 1 수준이었다. 지난달 26일 한낮 대청호 문의취수장 인근 기온은 29도, 수온은 31.4도였다. 강경포구 쪽 기온은 30도, 수온은 34.6도였다.
반면 같은 날 세종보 구간에서 채수한 물의 녹조 수치는 10만cells/㎖,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0.48ppb로 비교적 양호했다. 한낮 강물의 온도도 29.1도로 3구간 중 유일하게 기온(31도)보다 낮았다. 세종보는 현재 수문이 완전히 개방된 상태지만, 정부는 조만간 다시 세종보를 재가동할 계획으로 보 수리작업을 끝마친 상태다. 최근 세종시는 세종보 인근에서 천막농성 중인 환경단체에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고발 조처하겠다’는 내용의 3차 계고장을 보냈다. 보철거시민행동 등은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지난 4월29일부터 140일 넘게 근처 금강변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은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은 다이옥신에 버금가는 독성 물질로 간·신경·생식기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직접 섭취뿐 아니라 공기 중 확산으로도 사람과 동물에게 영향을 주고,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다”며 “정부는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창궐했는데도 수차 20여대와 녹조제거선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고, 그런 강에 사람이 들어가 수상 레저를 하는 상황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박해철 의원은 “낙동강 8개 보를 비롯해 하굿둑 등의 수문을 개방하고 시급히 녹조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녹조경보제 구간을 확장해 더 세밀하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녹조 발생 시 수변 활동 금지 등 기준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금강 세종보·공주보 재가동 추진을 멈추고, 기후대응을 핑계로 댐을 추가 건설하려는 시도도 중단해 물정책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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