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터리는 안 터져요”…두 대기업 손잡고 화재차단 기술 개발

한화·SK, ESS 화재차단 기술 개발
액침냉각 방식 외부손상 차단
선박용 ESS 실증 테스트 진행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세계 최초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 차단 기술을 개발해 선박용 ESS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냉각 플루이드로 ESS 내부의 발화 원인을 차단한 것이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가 액침냉각 방식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전기차 등 배터리가 쓰이는 다른 분야로의 발전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선박용 ESS의 화재를 막는 용도로 개발해 현재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박에 공급하며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액침냉각은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 등을 열 전도율이 높은 비전도성 액체(플루이드)에 넣어 열을 흡수하는 기술이다. 한화와 SK가 이번에 개발한 액침냉각 ESS는 배터리 모듈 안에 냉각 플루이드를 채워 넣어 화재를 예방한다. 보통 배터리에서 생기는 화재는 한 셀에서 일어난 열폭주가 다른 셀에 옮겨붙으며 규모가 커지는데, ESS 내부를 냉각 플루이드로 완전히 채워 다른 셀로의 열전달을 차단하는 원리다.

기존의 공기로 식히는 공랭식이나 액체로 식히는 수냉식과 달리 냉각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띠며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먼지와 염분 등을 완벽히 차단한다. 모듈 안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ESS 내부 손상 우려도 차단해 화재 발생 가능성을 없앴다는 것이 SK엔무브 측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지난해부터 협업을 이어오며 안전한 친환경 선박용 ESS 개발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용 ESS는 파도 등 물리적인 환경 때문에 배터리 안전성이 영향을 크게 받아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번 냉각 플루이드를 이용한 기술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주요 모델인 ‘SEAL’이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와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얻었다.

SK엔무브는 국내 최초로 냉각플루이드 분야에 진출해 데이터센터나 전기차 안전성을 위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 사업실장은 “SK엔무브의 고급기유 기술을 바탕으로 화재 예방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선박용 ESS 시장의 성장 전망에 따라 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약 21억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 약 76억달러(약 10조원)까지 올라 연평균 15.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오션과도 해양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친환경 선박 분야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