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전원견 13만원’...쿠팡에 뜬 中 반려견 판매글
배달 플랫폼 쿠팡에 살아있는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매물로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현행법상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 거래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음에도 이같은 불법 판매글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쿠팡에는 시바견·말티즈·중국 토종개 등 반려견을 해외 직구로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한 판매자는 ‘정통 중화전원견강아지' ‘생물' ‘개강아지’ 등 키워드로 13만9200원에 살아있는 강아지를 배송한다고 안내했다. 이외에도 ‘순종 시바강아지' ‘생체견’ 등 키워드로 시바견을 48만원에, ‘생체가족' ‘순종 말티즈' 등 키워드로 말티즈를 220여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불법으로 반려견을 매매하는 게시글 대부분은 중국 등 해외 판매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제 이후 국내로 반려견을 배송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소개했다. 한 판매자는 “배불리 먹인 애완동물을 운송 상자에 넣은 뒤 택배로 배송된다” “택배 배송은 빠르고 편리하며, 배송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번역기를 돌린 듯한 어색한 문장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한 게시글에는 ‘45일령 유년견. 70근까지 자랄 수 있음’ ‘운송 상자 안에 음식과 수원이 있다’ ‘택배가 운송상자 당신에게 보낼 것이다'는 문장이 담겼다. 쿠팡에 따르면 이같은 판매글을 통해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상품 등록 전 판매글에 포함된 키워드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불법 상품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판매글들은 사전에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품종명 등을 기입하는 행위를 사전에 제한하게 되면 반려견과 관련된 상품 판매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했다. 사전에 이같은 반려견 판매글 등록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반려견 판매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반려견 판매글 문의란에는 “어떻게 동물을 고기마냥 박스에 담고 파는 글이 필터링이 안 될 수 있나” “강아지는 생명이다. 마구잡이로 상자에 넣어 택배로 배송해선 안 된다”는 등 항의가 이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법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등록한 판매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검증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불법 상품 판매를 허용하지 않으며,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같은 상품이 발견되면 즉시 판매 중단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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