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OLED 초도부터 잡는다'…달라진 LGD

김영호 2024. 9. 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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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애플은 각각 6.3인치, 6.9인치로 커진 화면과 최소화된 베젤 구조를 특징으로 강조했다. 〈사진 애플 유튜브 캡쳐〉

# LG디스플레이는 5월 애플로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승인을 받았다. 아이폰16 프로 시리즈에 들어갈 OLED가 이상 없이 정상 생산되는 지 확인하는 애플의 검증을 통과한 것이다. LG 패널은 이후 계획된 일정대로 생산에 들어갔고, 애플이 9일(현지시간) 발표한 아이폰16 프로 시리즈 2종(프로·프로맥스)에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 공급망에서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목된다. 올해 처음 아이폰용 OLED를 초도 물량서부터 공급하는데 성공, 그동안 경쟁사 대비 약점을 보인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안정화를 찾는 모습이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보급형 2종(6.1인치, 6.7인치)과 프로 2종(6.3인치, 6.9인치)으로 출시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중 프로와 프로맥스 2종에 들어가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를 제조를 맡았다.

LG디스플레이는 5월 경쟁사보다 먼저 승인을 받은 건 처음이다. 또 승인 이후 아이폰 OLED 패널을 생산차질이나 지연없이 공급하는 것도 올해가 최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아이폰15 시리즈에서 초기 승인과 생산에 차질을 겪어 수주한 물량을 경쟁사에 내준 바 있다.

애플의 품질 기준이 워낙 높은 탓도 있으나 이같은 배경에는 기술적 이유도 자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대형 OLED에 무게 중심을 뒀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형 OLED는 백색광을 내는 화이트 OLED에 컬러필터를 사용해 구현하는 패널이다. 반면에 애플이 쓰는 스마트폰 OLED는 적(R)·녹(G)·청(B) 소재로 화소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적 차이에 따른 생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크고 작은 문제를 겪은 것이다.

그동안 수험료를 치렀기 때문일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아이폰16 시리즈 뿐만 아니라 올해 처음 애플이 OLED를 적용한 아이패드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확보해 회사의 '아킬레스건'과 같았던 중소형 분야, 특히 애플과의 거래에서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창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 수장이 된 정철동 사장 부임 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정 사장은 애플 전문가로 꼽힌다.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LG이노텍 대표를 맡으면서 애플 비즈니스를 확대,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2021~2023년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OLED 승인을 먼저 받은 데 대해 “정철동 사장이 이끌면서 생긴 변화가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놨다.

정 사장은 핵심 생산 공장이 있는 파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정도로 LG디스플레이 제조경쟁력 복원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임기 시작 전부터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을 찾을 정도였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담당(상무), 최고생산책임자(CPO)를 역임한 생산기술 전문가로서, 제조경쟁력을 갖춰야 회사도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사업 전반의 원가 혁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품질·가격·납기 등 기업 경쟁력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부터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현장에서 많은 소통을 하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관심은 중소형 OLED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TV용 대형 OLED와 중소형 OLED 모두 부진하며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는데, 하반기 중소형 OLED 선전 효과가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 공급 효과로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어 올해도 아이폰 효과가 집중될 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애플에 아이폰용 OLED를 약 4300만대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이폰16 프로 2종 물량만 놓고 볼 때 또 다른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양분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효과로 2분기 영업손실(937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89.4% 줄인 바 있다. 투스택 탠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13인치와 11인치 모델 모두에 공급했고, 물량도 가장 많았다.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는 전 모델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반 OLED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수혜 확대가 기대된다. LTPO 패널은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 만들어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외에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SE4에도 중국 BOE와 함께 OLED를 납품할 전망이다. 아이폰SE4에는 6.1인치 크기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OLED 패널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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