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운명의 첫 토론…부동층 공략 위해 격돌 예상

김유진 기자 2024. 9. 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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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일 앞으로 다가온 11월5일 미국 대선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이 10일(현지시간) 개최된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초접전 대결의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밤 대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방송이 주관하는 TV토론에서 맞붙는다. 후속 토론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AFP연합뉴스

90분간 진행되는 토론에서는 경제, 이민, 재생산권, 외교정책 등 주요 현안마다 두 후보 간 불꽃 튀는 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경제, 이민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처를 맹공하며 해리스 부통령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강점을 지닌 임신중지권을 부각하는 한편, ‘과거 대 미래’ ‘검사 대 중범죄자’라는 선명한 대립 구도를 내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외교 정책을 둘러싼 열띤 공방도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이들을 ‘독재자’로 규정하며 동맹 공조를 강조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두 사람의 견해차가 부각될 지도 관심사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새로운 앞길’이라는 제목의 분야별 정책 입장에서 2022년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경험을 비중 있게 언급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동맹들과 함께하고 독재자들에게 맞서고 세계 무대에서 선두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의 관건은 누가 20%에 이르는 무당파·부동층 유권자 표심 공략에 성공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특히 부담이 더 큰 쪽은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적절히 거리를 두는 게 최대 과제다.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이어받되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면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트럼프 캠프가 공격 빌미로 삼는 ‘급진 좌파’ 이미지도 불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리스크에 더해 바이든 대통령을 따라다녔던 고령 및 건강 논란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첫 TV토론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상극’ 두 후보 전략도 양극단
마이크 음소거 룰 적용

성별·인종·나이·이념 등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은 토론에 임하는 전략이나 스타일에서도 ‘극과 극’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사실관계와 논리로 무장해 상대 주장의 허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토론만 7번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선 제압을 위해 특유의 거친 언사와 사실이 아닌 주장, 심지어 인신공격까지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

토론을 하루 앞둔 이날 두 후보는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라디오 ‘리키 스마일리 모닝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거짓말할 것이라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이후 민주당 후보 교체를 상기하며 “바이든의 (대선 후보직) 복귀는 어떤가”라고 비아냥댔다.

이번 토론의 규칙은 지난 6월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토론 때와 흡사하다. 토론장에는 청중 없이 두 후보와 진행자만 자리하고 빈 종이와 펜, 물 한 병 외에는 반입할 수 없다. 후보들에겐 진행자의 질문에 2분씩 답변할 시간이 주어지며, 발언 순서가 아닐 때는 마이크가 꺼진다. 다만 언쟁이 지속되면 주최 측이 마이크를 켤 수 있다.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라 마무리 발언은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순서로 진행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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