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지 마"…중국서 일본인 관광객 혐오 사건 잇따라

최윤서 인턴 기자 2024. 9. 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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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현지 유명 관광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시비를 거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게시한 영상은 지난 7일(현지시각) 촬영된 것인데, 영상에는 중국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이자 청나라 때 황실 정원인 원명원을 거닐던 아인이 일본인 여행 가이드가 사진 촬영을 위해 비켜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면서 해당 가이드와 관광객 2명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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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0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현지 관광지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시비를 거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현지 유명 관광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시비를 거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경제 둔화 속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유치에 공들이고 있는 현지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현지 관광지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시비를 거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영상의 최초 게시자는 3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왕훙 '아인(亞人)'이다.

그가 게시한 영상은 지난 7일(현지시각) 촬영된 것인데, 영상에는 중국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이자 청나라 때 황실 정원인 원명원을 거닐던 아인이 일본인 여행 가이드가 사진 촬영을 위해 비켜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면서 해당 가이드와 관광객 2명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그는 가이드가 사진 촬영을 위해 비켜달라고 부탁하자 이를 거절하며 "당신들 일본에서 왔냐. 방금 일본어를 들었는데 일본인 맞느냐"며 이들의 국적을 집요하게 확인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일본인을 위해 비켜달라고 하는 거냐"며 분노했다. "부탁도 못 하냐"고 되묻는 가이드를 향해 "여기 원명원에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인 관광객들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항의했으나 아인은 끝까지 이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였고 결국 관리사무소 직원까지 현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타난 관리사무소 직원 역시 "(일본인은) 못 들어온다. 일본인들 증오한다. 그 사람들 치워버리는 것 나도 찬성한다"고 아인을 옹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1860년 서구 열강의 청나라 침략 시기 외국 군대는 중국 베이징까지 들어와 황제의 정원인 원명원을 파괴했다. 현재도 당시 파괴된 유적지가 남아있다.

그런데 일본 또한 당시 서구 열강과 함께 중국을 침략한 연합국에 속해있었다는 점에서 아인은 원명원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에게 노골적인 적대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애국심을 조장하며 일본인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을 이유 없이 막고 그들을 괴롭히는 것은 부적절하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아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아인'이라는 아이디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이름이고, 그가 미국 유학 중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역풍을 맞았다. 결국 그는 자신의 계정에 올린 영상들을 빠르게 삭제했다.

이 소식을 전한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 산하 환구인물은 "맹목적인 외국인 혐오는 민족적 대의가 아니며 아인은 아무도 자신을 응원하지 않을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례처럼 최근 중국에서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동부 장쑤성에서 일본인 학교 버스를 대상으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해 당시 버스를 기다리던 여성과 아들이 다쳤다.

또한 같은달 10일에는 중국 동북부 지린시의 한 공원에서 중국인 남성이 미국인 대학 강사 4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중국 당국은 "외국인 혐오 범죄가 아닌 우발적인 범행"이라며 "이런 우발적 범죄는 전 세계 어디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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