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냐, 정우주냐··· KBO 신인 드래프트 D-1, 미래를 건 선택이 임박했다

덕수고 정현우. SSG 랜더스 제공

전주고 정우주. SSG 랜더스 제공

정현우냐, 정우주냐.

KBO 2025 신인 드래프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드래프트가 진행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전체 1순위 지명의 주인공이다. 후보는 덕수고 좌완 정현우와 전주고 우완 정우주 2명으로 압축된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이 선택권을 쥐고 있다. 두어 달 전만 해도 최고 구속 시속 156㎞ 정우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달라졌다. KBO리그에서 ‘완성형 좌완’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구속이 낮은 것도 아니다. 정현우 역시 150㎞ 가까운 공을 힘들이지 않고 던진다.

2순위 한화는 오히려 고민이 덜하다. 키움이 정현우를 택한다면 정우주, 정우주를 택한다면 정현우를 지명하면 된다. 남은 건 입단 이후 어떻게 키워내느냐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순위 한화가 황준서를 지명했고, 2순위 두산은 망설이지 않고 김택연을 뽑았다. 장현석의 미국행 이후 사실상 황준서와 김택연으로 첫 2명은 확정이 됐던 만큼 고민할 이유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김택연은 올 시즌 두산의 마무리를 꿰차며 신인왕을 굳힌 상태다.

3순위 삼성의 고민이 가장 클 수 있다. 정현우·정우주가 어차피 ‘TOP 2’라면 이들 외 선수 중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게 삼성의 몫이다. 삼성 다음 순번인 롯데와 KIA까지 삼성의 지명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각 구단의 눈치싸움은 결국 3순위부터다.

대구고 좌완 배찬승,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 등이 3순위 이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키 1m82, 80㎏의 배찬승은 150㎞ 빠른공을 던진다. 최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호투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배찬승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회 슈퍼라운드 일본전 선발로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어 정우주가 2.2이닝, 정현우가 1.1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며 대표팀은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배찬승이 지역 연고 대구고라는 점도 삼성으로선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김태현과 김태형 역시 현재 기량이나 성장 가능성을 생각하면 놓치기 아까운 선수들이다. 마지막까지 고민이 크다.

지난해 드래프트 때 야수 1라운더는 전체 10순위로 SSG 지명을 받은 박지환 뿐이었다. 올해 역시 투수 자원들이 돋보인다는 평가 속에 야수 1라운더가 몇 순위에 나올지도 관심사다.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 강릉고 포수 이율예가 유력한 후보다.

박준순의 경우 키움행 전망이 나온다. 애초부터 키움이 1순위로 투수를 지명하고, 김휘집 트레이드로 NC에서 받은 7순위 지명권을 활용해 야수를 뽑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많았다. 변수는 6순위 두산이다. 박준순 지명 가능성이 열려 있다. 공교롭게도 두산도, 키움도 내야가 고민이다. 키움은 김혜성의 후계자가 필요하다. 두산은 ‘포스트 김재호’를 놓고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올해 드래프트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까지 모두 1197명이다. 지난해처럼 올해 역시 키움이 가장 많은 14장의 지명권을 쓸 수 있다. 김휘집 트레이드로 얻은 NC 1·3라운드 지명권에다 앞서 이지영 트레이드로 SSG 3라운드 지명권까지 확보했다. LG는 지난해 진해수 트레이드로 얻은 롯데의 5라운드 지명권을 손에 쥐고 있다. 정리하면 키움이 14명, LG가 12명, SSG와 롯데가 10명, NC가 9명, 나머지 구단은 11명씩 지명할 수 있다. 모두 지명권을 행사한다면 110명의 새 얼굴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다.

신인 드래프트는 누구나 기대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날이다. 프로 적응이라는 현실의 문제는 어쨌든 그 이후의 이야기다. 지명을 기다리는 선수들도, 팀의 미래를 위해 그간 밤잠 설친 구단 관계자들도 모두 설렐 수밖에 없다. KBO 드래프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