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치어 숨지게 한 20대 "도주치사 혐의 부인"

유가족 엄벌 탄원서 제출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을 거부하고 도주하다 환경미화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5단독(재판장 류봉근)은 10일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6·남)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음주측정 거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위험운전치상만 인정했다.

사고현장 [사진=천안 동남소방서]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7일 새벽 0시 53분쯤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1㎞ 이상 달아나다 쓰레기 수거 차량 뒤쪽에서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 B(36·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있다.

사고 당시 A씨는 교차로에서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다가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창문을 두드리자 황급히 달아났다.

1㎞ 이상을 달린 차량은 쓰레기를 수거하던 B씨와 쓰레기 수거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쓰레기 수거 차량 뒤쪽에서 작업 중이던 B씨가 차량 사이에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또 같이 작업하던 C씨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 변호인은 "사고 자체는 인식했는데 음주상태로 정신이 없어서 사람을 친 줄 몰랐고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도주는 안했다"며 "음주측정 거부 관련해선 사고부상으로 호흡이 어려워 혈액채취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B씨 유가족은 "A씨를 엄벌해달라"며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다음 공판 기일까지 변론 요지서 제출을 요청했다. 또 해당 사건의 중대함을 고려해 법원 직권으로 양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