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SK엔무브 "세계 최초로 화재 걱정 없는 ESS 개발"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SK엔무브와 함께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양사는 화재 안정성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선박용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세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커뮤니케이션실장은 "ESS 화재는 현재 큰 사회적 이슈로, 전 세계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협력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약 21억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 약 76억달러(약 10조원)로 연평균 15.5%의 성장이 전망된다.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 연구센터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이후 8년간 배터리 개발에 힘써왔으며 잠수함과 선박, 도심항공교통(UAM)에 사용되는 배터리 팩은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안전성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액침냉각 ESS는 냉각 플루이드로 내부를 완전히 채운 방식으로 기존 공랭식(공기로 냉방)이나 수랭식(냉각수로 냉방) 방식 대비 냉각 효율이 뛰어나다. 손 연구센터장은 "기존의 공랭식과 수랭식 방식은 모두 간접적인 냉각 방식이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절연액에 직접 담가 냉각하기 때문에 냉각 효율이 좋다"고 자부했다.
이 방식은 냉각 플루이드가 외부의 먼지와 염분 등 오염물 유입을 차단하고, 산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화재 발생 가능성을 제거한다. 또 셀 하나가 발화해도 다른 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손 센터장은 "화재 발생에 필요한 3요소인 발화점, 연료, 산소 중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화재가 옆 셀로 전이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하며, 액침 냉각으로 셀 간의 화재 전이를 막는 실험 영상을 소개했다.
또 추가적인 소화장치 없이도 완벽한 화재 소화가 가능하며, 선박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100% 안전 설계 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절연액 액침 냉각 방식이 선박과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화재 안전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셀 사이에 절연액이 채워져 있어 공기 대비 절연 내압이 3.5배 높아 화재 ·전기적 사고의 위험이 감소하며, 염분으로 인한 부식을 방지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또 손 센터장은 "액침냉각 방식이 다른 냉각 방식과 비교해 비용이 다소 더 들 수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배관이나 칠러 등 부가 장치가 필요 없어 운영 비용에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상혁 SK엔무브 e-플루이드 B2B 사업실장은 SK엔무브가 개발한 액침냉각용 플루이드를 소개했다. 이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니며, 전기를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서 실장은 "선풍기를 돌리거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보다 냉탕에 몸을 담그면 더 시원하다"며 "액침냉각은 상당히 효율적인 냉각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냉각 플루이드의 사용처로 선박용 ESS와 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배터리 등을 꼽았다. 서 실장은 "전기차 충전기에 액침 냉각을 활용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있다"며 "향후 지상용 ESS, 전기차 배터리 액침 냉각도 차례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플루이드에 냉각 성능 개선·화재 억제를 위한 차별화된 첨가제를 적용해 화재 유지 시간을 4.6초에서 0.4초로 줄였다"며 "해당 기술의 상업화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지난해 10월 선박용 액침형 ESS 사업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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