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 기념관, 사직동으로 이전 재개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과 그의 형제, 동지를 기리는 이회영기념관이 서울 종로구 사직동 옛 선교사 주택인 ‘묵은집’으로 이전해 재개관한다. 이회영 선생의 한글 손편지도 최초 공개된다.
10일 서울시는 사직동에 지하 1층, 지상 2층, 총 면적 311㎡ 규모로 새단장 한 이회영기념관이 11일부터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회영 선생은 온 집안의 재산을 출연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항일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대한민국 건국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 선생의 친형이기도 하다. 이종찬 현 광복회장이 후손이다. 지난 3년간 남산예장공원에 위치했던 기념관엔 월평균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다녀갔다.
기념관이 새로 들어서는 ‘묵은집’은 2019년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배화학당(배화여자대학교)을 세운 미국 남감리교 선교사들이 살았던 서양식 주택이다. 선생의 부인이자 동지인 이은숙 선생이 서울에서 활동할 적 머물던 ‘당주동 집’과도 가깝다. 동지인 김경천 장군(신흥무관학교 교관)의 집터 또한 기념관 바로 아래에 있다.
시는 오랫동안 닫혀있던 묵은집에 기념관을 이전하기 위해 정원을 가꾸고 전시실을 마련하는 등 새단장했다. 기념관은 오는 2026년 선생 집터 인근의 명동문화공원 내로 완전 이전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게 된다.
11일 열리는 개관 기념 특별전에서는 선생의 육필 편지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총 20장의 편지 13통과 편지 봉투 8장, 부친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딸 이규숙의 전보 3장이다. 편지 대부분은 선생이 만주행을 결심할 무렵인 1931년 쓴 것이다. 후손들이 지난해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편지는 모두 한글로 쓰여졌고, 과장된 수식어나 관념어 없이 일상어 중심으로 서술됐다. 편지에는 독립운동자금을 벌기 위해 묵란을 그려 조국으로 보내 팔았다는 내용 등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생의 모습이 담겨있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감독은 “망명 독립운동가에게 편지는 살아 있다는 신호이자 식구들과 끈을 잇는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다”며 “전시를 통해 붓을 든 예술가이자 독립투사인 이회영 선생의 내면과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회영기념관 누리집(http://leehoeyeong.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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