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그라운드 '경남' 만든다…'인구 330만 명' 유지 사활
총인구 330만 명 유지·합계출산율 1 회복
청년 인구 비중 20% 유지·외국인 인력 10만 명 확보
현금성 지원 정책 상한제 도입
경남의 인구는 2017년 345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 334만 명으로 줄었다. 2018년부터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었다. 즉, 저출산에 따른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실제 경남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1명 이하(0.95명)로 떨어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보이며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했다. 2021년 0.90명, 2022년 0.84명, 2023년 0.80까지 떨어졌다.
청년 인구는 전체의 22.4%(73만 4천 명)를 차지하고 있지만, 10년 전보다 20만 명이나 줄었다. 청년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와 교육이다.
2021년 감사원의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남의 2017년 인구 334만 명을 기준으로 앞으로 30년 후인 2047년에는 38만 명(11.4%)이 감소한 296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50년 후인 2047년에는 34.3% 감소한 219만 명으로 떨어지는 등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며 심도 있는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저출생·청년프로젝트·생활인구 확대…합계출산율 '1' 회복 총력
인구 감소에 직면한 경상남도가 총인구 '330만 명' 유지를 목표로 총력 대응을 펼친다.
도는 10일 인구 위기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출범한 인구위기 대응 추진단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대책을 마련했다.
박완수 지사가 "여러 현안이 많지만, 인구위기 대응이 가장 급한 일 중 하나"라며 우리 사회의 큰 과제인 인구 절벽 문제 해결을 주문한 데 따른 조처다.
도는 2030년까지 총인구 330만 명 유지, 합계출산율 1명 회복, 청년인구 비중 20% 유지, 외국인력 10만 명 유입 등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12조 원을 들여 저출생 극복, 청년인구 유출 대응, 생활인구 확대 등 3대 분야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먼저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주거 비용 등 결혼 자금 부족이 가장 많았다. 이에 도는 신혼과 출산 시기에 맞춰 지자체가 공동 적립과 우대 금리로 자산 형성을 돕는 '결혼 공제사업'을 추진한다.
신혼 3년, 출산 3년 등 6년 동안 매월 40만 원을 적립하면 지자체가 20만 원을 추가로 보탠다. 6년 만기 때 최우대 금리를 더해 5천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도는 연간 500가구를 모집할 계획이다.
여성에게 편중된 육아휴직을 남성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육아휴직 사용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10배 가까이 편중됐다.
이를 위해 2개 시군에서 시행 중인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을 전 시군으로 확대한다. 최대 6개월 동안 매달 30만 원을 지급한다.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률이 높은 우수 중소기업에는 최대 1천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연간 남성 직원 900명, 기업 10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24시간 돌봄체계를 구축한다.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평일 야간과 휴일 긴급·틈새 돌봄을 지원하는 365 열린어린이집을 현재 13곳에서 17곳으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역공동돌봄시설도 현재 39곳에서 71곳으로 확대한다.
사천·거창 등 서북부권 공공산후조리원 추가 조성, 스몰웨딩 공간, 산모 교육, 공동 육아공간 등 결혼부터 임신, 출산, 보육으로 이어지는 통합지원센터를 매년 2곳씩 만든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도내 13개 시군의 인구감소(관심) 지역부터 우선 선정한다.
청년 인구 유출에 대응하고자 '꿈의 그라운드 청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청년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인 교육의 질을 높이고 청년이 선호하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든다.
13개 시군에 걸쳐 선정된 교육발전특구(7개 모델)를 활성화하고 과학·예술·외국어·스포츠·산업기술 등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는 교육혁신 모델을 구축해 명품학교를 만든다.
수요 맞춤형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자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글로컬대학 등 '1대학-1특성화' 육성을 지원한다.
디지털·관광·우주항공·문화콘텐츠 등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3만 5천 개를 창출하고, 12조 원의 투자유치로 이를 현실화한다.
또, 주력산업 전문인력 3만 7천 명을 양성한다. 천년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인턴십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청년 인턴·일 경험 프로그램(8만 명)을 추진하고, 모다드림 등 자산 형성 지원(6만 명)으로 기업의 장기 근속과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와 같은 청년이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를 도내 6곳에 조성한다.
생활인구를 확대한다.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하고자 외국인 유학생·산업인력을 지난해 4만 7천 명에서 2030년까지 10만 명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취업·정착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특례 제도 도입과 지역특화형 비자 추천 등을 활성화한다.
무엇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농어촌 시군의 생활인구를 늘리고자 매력적인 농어업 일자를 청년에게 제공한다. 또, 연간 경남 방문 인구 6천만 명을 목표로 글로벌 축제를 육성하고 국제행사 유치 등을 추진한다.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진해군항제, 가야문화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등을 육성하고, 100만 명 이상의 전시회·박람회, 대회 등 국제 행사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현금성 지원 정책 장기 효과 없어…지원 기준 상한제 도입
도는 인구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시군마다 달리하던 현금성 지원 정책에 상한제를 도입한다.
지난해 18개 시군이 쏟아부은 현금성 인구정책 지출 규모는 330억 원에 이른다. 2014년부터 매년 현금 지원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은 1.4명에서 0.8명으로 오히려 43%나 감소했다. 현금성 지원 정책이 출산율 하락 추세를 일시적으로 완화 또는 반등했지만, 효과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도는 지원 기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전입지원금 1인당 20만 원, 결혼지원금(부부) 600만 원, 출산지원금 첫째 500만 원·둘째 1100만 원, 양육지원금 월 30만 원이다. 도는 이 조정안을 시장군수 정책협의회를 거쳐 시군 합의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앙과 지방의 역할을 분담해 현금성 저출생 대책과 금융·세제 혜택 등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장 중심의 지원 시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박완수 지사는 "복지·동행·희망의 도정 구현은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인구 정책 추진과 이를 통한 가족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과 맞닿아 있다"며 "차질 없는 분야별 대책 이행으로 도민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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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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