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응급실 운영 병원 64.6%서 의료공백 발생”
“의사인력 필요하다는 사실 확인…전공의들, 응급실 파행 방치 말아야”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급실 운용 의료기관 3곳 중 2곳에서 ‘응급실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9일 국립대병원 7곳, 사립대병원 23곳, 지방의료원 14곳, 특수목적공공병원 10곳, 민간중소병원 7곳 등 65곳 의료기관의 노조 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중 42곳(64.6%)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노조 지부가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인데, 설문에 참여한 의료기관 절반 이상은 응급실 비상진료 체계가 겨우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의료공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8곳(27.7%)이었고, 24곳(36.9%)은 ‘약간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곳은 24곳(36.9%)이었다.
응급실(응급의료센터) 비상진료체계 가동 현황에 대해선 36곳(55.3%)이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안하다’고 응답했고, 3곳은 ‘무너지기 직전이고 더 오래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반면 26곳(40.0%)은 ‘원활하게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급실 가동률이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한 곳은 33곳(50.7%)이었고, ‘큰 변화가 없다’고 응답한 곳은 26곳(40.0%)이었다.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답한 곳은 10곳(15.3%), 51∼8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답한 곳은 20곳(30.7%)이었으며 가동률이 더 높아졌다고 한 곳은 6곳(9.2%)이 있었다.
의료공백이 발생했고 겨우 버티는 수준인 곳이 많았지만, 대부분 응급실이 24시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이 매일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한 곳은 61곳(93.8%)이었고, ‘매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 곳은 4곳(6.1%)뿐이었다.
1일 운영시간에 대해서는 61곳이 ‘24시간’이라고 답했고 ‘16∼24시간 운영한다’는 응답과 ‘8~16시간 운영한다’는 응답이 2곳씩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병원 중에서는 응급의학과 의사 수(전공의 포함)가 크게 감소한 곳이 적지 않았다. 응급의학과 의사 수가 18명에서 6명으로 3분의 1로 줄어든 곳이 있었고, 11명 줄어든 곳이 2곳, 10명 줄어든 곳이 2곳 있었다.
전공의 등 의사가 줄어든 공간은 PA(진료 지원) 간호사가 메꾸고 있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전에 비해 응급실에서 일하는 PA간호사가 48명이나 늘어난 곳도 있었다.
노조는 “응급실 운영 차질이 환자와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며 “설문조사를 통해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와 사직, 휴가, 병가, 학회 참가 등으로 인해 응급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머지 의료인력들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은 전공의 집단 진료 거부 사태를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며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라며 여야의정 협의 제안조차 거부하는 것은 억지를 부려서라도 무조건 정부를 이기겠다는 정치 논리”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더 이상 응급실 파행을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치료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일부 정치권 인사와 언론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며 국민생명을 내팽개치고 있는 의사단체들의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에 동조하지 말고 환자와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최근 응급실 근무 의사들의 신상을 밝힌 블랙리스트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로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런 일탈행위에 의해 종용받고 유지돼 왔다면 정말 심각한 병폐”라고 비판했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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