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갚으려 전 직장동료 감금·금품 뺏은 30대 항소심도 징역 5년

법원 "생활에 어려움 느낄 정도 상해 입어"

/뉴스1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퇴근하던 전 직장동료를 감금한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0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강도상해 혐의를 받는 피고인 A 씨(34)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A 씨는 돈이 목적이었을 뿐 피해자를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고 손목을 몸 앞쪽으로 묶었기 때문에 강도상해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오른쪽 엄지 부분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에 내원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으며 사건 발생 후 40일이 지난 후에도 통증을 호소했다”며 “상해진단서에 적힌 상해 부위와 정도가 이 사건의 경위,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에 대한 진술과 일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상적인 정도를 넘어서 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는 범행 당일 6시간 가까이 안대로 눈이 가려진 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었고 이후 상당 기간 진정제, 각성제를 복용하면서 직장도 휴직했다”며 “피고인이 당심에서 1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하는 등 양형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는 지난 1월 8일 오후 10시께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귀가하던 B 씨를 집에 감금한 뒤 B 씨의 휴대전화로 4100만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인터넷 쇼핑몰에서 순금 골드바 20개를 구매했다가 피해자가 탈출 후 주문을 취소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됐다.

전 직장동료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A 씨는 범행 3시간 전부터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퇴근한 B 씨가 현관문을 열자 뒤에서 밀치고 들어갔다.

이후 미리 준비한 케이블타이로 B 씨의 손을 앞으로 묶고 안대로 눈을 가린 뒤 금품을 갈취했다.

A 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5년간 알고 지낸 전 직장동료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고 충분히 비난받을 만하다"며 "피해자가 범행 피해로 인해 트라우마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최소한의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