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인도주의 구역’ 또 폭격···난민촌서 100여명 사상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 난민촌에 미사일로 인한 9m 깊이의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인도주의 지역’을 폭격해 이곳에서 생활하던 피란민 최소 40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0일(현지시간) 새벽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 서쪽에 있는 알마와시 난민촌을 공습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다쳤다고 가자지구 민방위대가 밝혔다. 사상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란민들은 이곳 난민촌이 최소 4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공격으로 피란민들이 생활해 오던 텐트 20동 이상이 불타고 파괴됐으며, 피란민으로 붐비던 난민촌에는 미사일로 인해 9ｍ 깊이의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다.

알마와시는 이스라엘군이 이른바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해 가자지구 피란민들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공습이 없는 ‘안전지대’라는 약속과 달리, 이스라엘군은 이곳에도 하마스 세력이 숨어 들었다며 여러 차례 인도주의 구역마저 폭격해 왔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인도주의 구역 안에 있는 하마스 지휘통제본부를 겨냥해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도 사상자 규모를 의식한 듯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게시한 성명에서 “정밀 무기 사용, 항공 순찰 등 공격 이전에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줄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저항 세력 구성원 중 누구도 군사적 목적으로 민간인 장소를 이용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 당국이 “추악한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민방위 대변인은 구급대가 부상자를 찾고 시신을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광적인 이번 전쟁 중에서도 가장 극악무도한 학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