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기술 중국에 빼돌린 前 임원·연구원 구속

강우석 기자 2024. 9. 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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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두시에 4600억 투자 받고 반도체 제조업체까지 설립… 국내 인력 대거 이직
서울경찰청 전경. /뉴스1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해 직접 생산까지 시도한 삼성전자 전 임원과 수석연구원이 구속 상태로 10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산업기술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전직 삼성전자 임원 최모(66)씨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60)씨를 이날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삼성전자 임원 퇴사 후 중국 청두시로부터 약 4600억 상당의 투자를 받아 반도체 회사 청두가오전(CHJS)을 직접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오씨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인 20나노급(18나노·20나노) D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온도, 압력 등 700여단계 공정에 관한 핵심 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해 무단으로 사용했다.

최씨는 2021년 12월 반도체 D램 연구 및 제조공장을 건설한 뒤 1년 4개월만인 2022년 4월에 시범 웨이퍼(기초 개발 제품)까지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개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4조 3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했으나, 최씨가 설립한 회사는 기술을 무단으로 가로채 이같은 연구 개발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최씨의 회사는 지난해 6월 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위해 수율을 높여가고 있었으나 경찰 수사로 인해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최씨 회사는 채용했던 국내 기술 인력을 짧게는 1년간 활용한 후 장기휴직처리 등으로 사실상 해고했을 뿐 아니라 이직 시 약속했던 자녀 국제학교 교육비, 주거비, 재외수당 등 각종 복지 혜택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2018년 8월 중국 시안에서 대만 업체에 8조원 가량 투자를 받은 뒤 반도체 복제공장을 건설하려 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회사에 근무했던 국내 기술 인력 30여명과 채용 과정에서 불법 인력 유출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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