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출범 2년, 성과는 '온탕' 평가는 '맹탕'

김서연 기자 2024. 9. 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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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3.8조원 달성... 주가 부진에 낙하산 인사 논란
강구영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이끈 지 2년이 된 지금 강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지난해 국제 에어쇼가 열린 말레이시아 랑카위 현지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하는 모습이다. /사진=머니투데이DB
강구영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이끈 지 2년이 됐다. FA-50 수출·KF-21 양산·최대실적 달성 등 성과도 많지만 경쟁사 대비 부진한 수주와 주가, 낙하산 인사 논란 등으로 인해 종합 평가는 높지 않다.

2022년 9월 KAI는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 국내 최초 국산 전투기 KF-21 개발, 차세대 발사체 고도화 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최초로 공군 장성 출신인 강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택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강 사장은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제5전술공수비행단장, 제30방공관제단장(현 방공관제사령부), 합참 작전본부 연습훈련부장, 남부전투사령관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15년 공군 참모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을 거쳐 예비역 중장으로 전역했다.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해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강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FA-50 48대 폴란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한화 약 4조2000억원에 달해 국내 항공기 완제품 수출 중 최고 금액을 경신했다. 2022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24조5900여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7869억원, 영업이익 1416억원, 당기순이익 1159억원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42%, 1117%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를 강 사장이 온전히 달성했다고 보는 이는 드물다. 전임 안현호 대표의 노력이 강 사장 취임 이후에 빛을 봤다는 시각이다. 이에 회사는 "강 사장 취임 이후 지속 성장세를 보인 만큼 그의 경영능력으로 달성한 실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강 사장은 취임 해인 2022년 26.3%에 불과했던 고정익 사업 매출 비중을 지난해 41.1%까지 끌어올렸다. 말레이시아와 FA-50M 18기 도입 본 계약을 체결해 FA-50의 누적 수출 대수를 넘어섰다. 그 효과로 역대 최대 매출인 3조8193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2475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도 74.8%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91%이상 늘었다.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의 납품을 마무리하며 회전익 사업 내실도 다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도 단 한 차례의 지연 없이 납품을 완료했다. 수리온 개발 및 양산을 통해 소형 무장헬기 LAH, 상륙 공격헬기, 소해헬기 등 차세대 고속기동헬기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KAI는 경쟁사와의 비교 평가에선 밀린다. 강 사장 취임 2년 차인 주가는 취임 당시인 2022년 9월 7일 5만9700원 대비 현재 14% 떨어져 있다.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올해만 123.5%(1월2일 12만9700원→8월28일 29만원)급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은 100%, LIG넥스원은 54.3% 상승하는 동안 KAI는 5.2%에 그쳤다.

항공우주 분야 경쟁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상위 17위에 올랐다. 2022년 대비 4단계 상승한 것이다. KAI는 3단계 상승한 36위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6.7%를 기록, 7.5%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밀린다. 매출 증가율 또한 낮다.

IB업계 등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KAI가 보유한 기술력에 비해 수주 능력이 약하다고 평가한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KAI의 성과가 방위산업 및 항공우주업계가 호황이어서 가능한 것일뿐 자체 능력은 아니라고도 본다. 생산라인에 공백이 생기자 KF-16 20기를 추가 구매하는 등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지원도 있었다.

KAI 관계자는 "K-방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후발주자로서 지난 30여년간 노력의 결실"이라며 "첨단 무기시장은 단순히 업계가 호황인 이유로 수주가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KF-16은 30년 전 KAI가 면허 생산한 기종"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한 KF-21 공동 개발 과정(KF-21 보라매)에서 발생한 기술 유출 시도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KAI는 정보보안 총괄 책임자를 정보보호 최고 책임자로 승급하고 보안을 강화했지만 지난해 방위산업기술 보호 통합실태조사 평가에서 한화 등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KF-21 보라매의 분담금을 1조원가량 낮춰달라는 인도네시아 정부 요청을 정부가 수락해 KAI는 5000억원가량의 부담이 더 생기기도 했다.

현 정부 대선 캠프에 있었던 강사장은 취임 후 임원 및 팀·실장급 직원들을 대거 해고했다. FA-50과 KF-21 개발을 함께 한 35년 경력의 베테랑 엔지니어 류광수 전 KAI 부사장도 이때 쫓겨났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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