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해외공시, 기자보다 빠르더라…AI가 투자 결정 돕기엔 규제가"

김현아 2024. 9. 10.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미국 주식 시장 어닝콜, 10분내 번역 요약
투자 정보 제공 범위 90%이상 높여
2020년 초 네이버와 AI 협력 시작
금융권 최초 서비스 가능해져
9월 ‘On Content AI’라는 스몰 챗봇 출시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미국 주식 시장은 분기마다 열리는 어닝콜을 통해 주가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어닝서프라이즈 여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데, 테슬라나 엔비디아의 CEO가 실적 발표를 하는 당일 10분 내외로 저희가 이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국내 기자들이 어닝콜을 보고 오후에 기사를 작성했지만, 12시간이 지나면 정보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저희는 인공지능(AI)으로 빠르게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신속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는 10일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가 주최한 조찬 포럼에서 ‘AI 활용한 해외 공시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투자 정보를 빨리 번역하고 요약해주는 서비스를 했더니 투자 정보의 제공 범위를 90% 이상 높였다”고 부연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사진=이데일리 DB

“네이버와 AI 협력 다행…금융권 최초 서비스 가능해져”

미래에셋증권은 챗GPT가 대중화되기 전인 2023년 3월, ‘생성형 AI’를 적용한 첫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네이버와의 최고위층 회의에서 AI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로 합의한 결과다.

안 대표는 “미래에셋은 네이버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2020년대 초 양사 톱 매니지먼트 회의를 통해 기회를 포착하고 준비해온 덕분에 금융권 최초로 AI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생성형AI를 이용해 연방준비제도(FED)발표를 해석해 서비스하고 해외 공시를 번역해 제공하면서, 프라이빗뱅커(PB)들의 업무도 훨씬 생산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영업점별로 PB들은 평균 200명~250명의 고객을 관리하나 사실 제대로 관리하는 쪽은 50여명 정도였는데, 저희 자산배분본부 의견, 글로벌 뉴스 등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고객 응대용 투자정보 스크립트’를 자동생성하는 서비스를 하고 나니 고객의 만족도가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로보 어드바이저 다시 주목…9월 ‘스몰 챗봇’ 런칭

안인성 대표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생성형 AI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에 기반해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투자 자문 서비스의 일종이다.

그는 “장기적인 의사 결정을 요구하는 연금 부문에 로보 어드바이저를 도입한 결과, 불과 1년 반 만에 자산이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작년에는 2조 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홍콩, 일본, 중국 등 4개국의 공시 번역 및 요약 서비스는 검색증강생성(RAG) 같은 튜닝 기술의 발전 덕분에 실시간으로 공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AI가 분석한 데이터 차트를 (생성형AI로) 중학생 수준으로 쉽게 설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콘텐츠 큐레이션으로 개인화 홈을 만들고 검색 기능도 강화했다”라며, 초개인화 자산 관리에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9월, ‘On Content AI’라는 스몰 챗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고객 지원 업무를 시스템화한 것으로, 이를 테면 [관심종목 투자정보 알림] 문자를 보낸 뒤 링크를 클릭하면 카카오톡 채팅창으로 이동해 엔비디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안 대표는 “특정주제에 대해 생성형AI 기술을 활용해 미리 학습시켜 고객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개별 콘텐츠에 작은 크기의 AI(Tiny AI)를 탑재하고 레고블럭과 같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환각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100만원 100만명 고객이 중요한 시대”

그는 “예전에는 1억짜리 고객 1만 명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가 증권업의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100만원짜리 고객 100만명을 모으는게 중요해졌다”면서 “모건스탠리나 JP 모건에서도 엄청난 돈을 들여 AI를 이용한 이제 ‘퍼스널 어드바이저’를 개발하고 있다. 저희도 이미 준비중”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어떤 직관과 AI가 결합됐을 때 더 차별성있는 인사이트가 나올 것”이라면서 “다만, 규제산업으로서의 금융은 잘못된 정보라도 제공하면 금융회사가 다 책임져야 되는 상황이어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데이터 규제 장벽 여전”

다만, 금융권에서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데 데이터 규제가 장벽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저희는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먼저 시장 데이터나 일반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가공하여 다시 제공했는데, 보안 이슈로 규제를 받고 있다.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데이터 결합을 원할 경우, 반드시 정부가 지정한 제3의 데이터 전문기관에 신청하여 데이터를 전송받고, 활용 후에는 즉시 파기해야 한다. 이 절차에는 약 2개월이 소요되며, 동일 데이터라도 다시 필요할 때마다 매번 결합을 신청해야 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보지만, 현재로서는 대고객용으로 오픈하기에는 규제가 많다”면서 “반면, 미국의 금융 환경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되어 고객 데이터를 훨씬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안인성 대표는 “투자 상품 제안 포트폴리오, 투자 고객 관리 측면에서 AI가 고객의 투자 결정을 돕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래에셋그룹은 상장지수펀드(ETF) 회사인 글로벌 X를 인수하는 등 운용업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고객의 투자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부분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