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일본인, 싱가포르서 곤장 20대… “두달은 엎드려 자야”

최혜승 기자 2024. 9. 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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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가 인형을 묶어 놓고 태형 시범을 보이고 있다. /Tamil Micset

싱가포르에서 여성을 성폭행해 일본인 최초로 태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10일 아사히TV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싱가포르 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6개월과 태형 20대를 선고받은 일본인 미용사 A(38)씨가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사건에선 태형 횟수가 쟁점거리였다. 피고인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성관계를) 싫어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합의가 있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태형 8대를 요구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싱가포르 법원은 “강압적인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가 악질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선고 당시에는 형이 무거운 만큼 감형을 위해 항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피고인 측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날 부담이 있는 데다 크게 감형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이로써 A씨는 곤장을 맞게 됐다.

싱가포르는 16~50세 내·외국인 남성이 마약 밀매, 성폭행, 사기, 부정부패,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를 경우 태형을 허용한다. 수형자는 볼기가 드러나는 옷으로 갈아입은 뒤 길이 1.5m, 두께 1.27㎝의 등나무 회초리로 허벅지 뒤쪽을 맞는다. 매질은 최대 24회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A씨의 태형 집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형 집행은 당일에 통보하며, 이후 교도소 내 태형 집행 장소에서 다른 수형자들과 함께 매를 맞게 된다. 수형자들은 언제 형이 집행될 지 몰라 불안에 떤다고 한다.

형 집행 전에는 수형자가 태형을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료진의 진단을 거친다. 의사가 태형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거나 하루 만에 태형을 마치지 못하면 징역형이 추가된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태형 후 치료에는 최소 1주일이 걸리며 태형 후에 남은 흉터는 세월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피고인 측 미요시 타케히로 변호사는 “실제로 태형을 받은 사람의 말에 따르면 집행 후에는 상당한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1개월에서 2개월 정도는 엎드려서만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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