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속에 꼬리 내린 이복현 "가계대출은 은행 자율"

박은경 2024. 9. 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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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을 오가는 말로 대출 시장을 흔들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입단속에 꼬리를 내렸다.

은행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비판하며 실수요자 피해에 책임을 묻겠다던 지난 태도와 달리 은행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며 입장을 급선회했다.

지난 4일 은행들에 "(대출 정책에 있어) 감독 당국과 공감대가 없었다"면서 자율 관리를 비판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입장을 달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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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불편 초래해 죄송"…막 내린 '더 센 개입'
은행 공통 가이드라인·페널티도 사실상 없던 일로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냉·온탕을 오가는 말로 대출 시장을 흔들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회의 입단속에 꼬리를 내렸다. 은행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비판하며 실수요자 피해에 책임을 묻겠다던 지난 태도와 달리 은행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며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은행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 은행 자율적인 여신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일 은행들에 "(대출 정책에 있어) 감독 당국과 공감대가 없었다"면서 자율 관리를 비판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입장을 달리한 것이다.

같은 날 은행들을 향해 "(대출 관리에) 실패했다"면서 페널티까지 예고했던 이 원장은 가계대출 관리 책임도 은행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었다. 이날 이 원장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국민과 은행에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감독 당국 책임을 에둘러 인정했다.

이 원장의 입이 부동산 시장의 혼선을 유발한다는 비판에 금융위가 뒷수습에 나선 지 약 4일 만이다. 지난 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자율적인 (대출) 정책과 관련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런 (책임질) 생각은 할 필요도 없다"면서 이 원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앞으로는 (이 원장이) 그런 얘기를 할 때 어떻게 보도될지도 예상해서 관리하겠다"며 "금융기관이 리스크관리를 위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게 (대출 규제의) 원칙"이라며 금융위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궁지에 몰린 이 원장이 "금융위와 이견이 없다"며 꼬리를 내린 모습이다. '더 센 개입(8월 25일)'을 하겠다던 이 원장의 개입 수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언급했던 페널티 경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페널티 언급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페널티를 가하겠단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가 은행 자율로 돌아가면서 이 원장이 말한 대출 정책의 획일화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수요자 피해가 없도록 한다는 데에 공감하지만, 이를 위해 은행 공통 가이드라인이나 규제를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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