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폭염에 말벌 급증…말벌집 드론으로 제거

충북농기원서 드론 활용 기술 시연회
옥수수 탄환으로 벌집 뚫고 약제 분사

[청주=뉴시스] 이도근 기자 = 유례 없는 폭염으로 말벌이 크게 늘면서 양봉농가 피해와 벌쏘임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말벌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도 높은데, 원거리에서 드론을 활용해 말벌집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10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도농기원 미래농업교육센터에서 농업인과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드론을 활용한 말벌집 퇴치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최근 외래 해충인 등검은말벌이 기승을 부리는 등 말벌 개채수가 크게 늘면서 꿀벌농가에 피해가 늘고 있다.

벌쏘임 사고도 늘어나는 등 도시 근교에서도 말벌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벌쏘임 사고는 28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1건)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검은말벌은 10m 이상 높이에 집을 짓는 습성이 있어 이를 제거하려면 작업자가 높은 곳에 올라야 하는 위험이 있다. 또 여름철에도 높은 곳에서 두꺼운 보호복을 입고 화염방사로 방제해야 하는 등 불편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한국농수산대는 드론 퇴치기를 개발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드론은 말벌집 윗부분을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탄환으로 타격해 구멍을 뚫고 내부에 친환경 약제를 자동으로 뿌리는 방식으로 말벌집을 방제했다. 여왕벌과 유충 등 말벌을 99% 방제할 수 있다.

친환경적으로 말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탄환을 사용하고, 방제약제는 제충국 추출물, 꿀벌 추출물, 개미산 등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도농기원은 설명했다.

드론을 활용한 벌집 제거 기술은 안전사고 예방과 동시에 인력 의존도 역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은희 농기원장은 "이번 시연회를 통해 현장에 많이 알려져 말벌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꿀벌 농가와 소방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더불어 추석을 앞두고 성묘 시 말벌에 쏘이지 않도록 안전에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ul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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