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운동맹 결성한 HMM… "2030년까지 23.5조 투자"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협력 체제를 통해 타 협력 그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친환경 경영체제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 전략이나 시점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앞서 올해 초 HMM은 6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발목을 잡으며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HMM은 10일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이 중 60% 수준인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설비에 투자하는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HMM은 컨테이너·벌크 사업 전략과 통합 물류사업 확대, 친환경·디지털 등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 운송사업과 통합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목표다.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에선 오는 2030년까지 11조원을 투자해 155만TEU(130척) 수준의 운용 선대를 확보하고 선복량 확장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벌크선 부문에선 현재 634만DWT(36척)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탱커(Wet)·건화물선(Dry)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 통합 물류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컨테이너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걸맞은 신규 터미널과 시설 투자로 기존 항만 터미널 확장과 주요 거점 항만 터미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친환경 경영 부분에는 투자 금액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2045년으로 앞당긴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벌크 친환경 선재에 이어 육상, 시스템 투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단순히 선박 회사가 아닌 정말 지속 가능성을 가진 회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2030년까지는 토대를 잡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선 투자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은 "상반기 기준 회사는 현금 5000억원 이상 보유한데다가 2022년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매년 영업 현금 흐름에서 적어도 1조5000억원 이상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만큼 총 23조5000억원의 투자를 진행을 하더라도 23년말 현금 5조원 이상, 부채 비율 50% 미만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전략과 시점 등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선 답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매각 시점이나 해외 매각 여부 등에 관련해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적절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영구채 부분은 상환 시점이 도래하면 그 시점이 돌아오기 전 바로바로 상환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은 전날 새로운 협력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동시에 세계 1위 선사 MSC(스위스)와 북유럽·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파트너인 일본의 ONE, 대만의 Yang Ming은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신규 협력 서비스 항로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 당시 26개에서 30개로 증가한다. 이 중 유럽 항로는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으로 기존 8개(북유럽 4, 지중해 4)에서 11개(북유럽 6, 지중해 5)로 대폭 강화된다. 유럽 항로는 오션얼라이언스 10개(북구주6, 지중해4)와 제미나이 협력 7개(북구주4, 지중해3) 등이다.
HMM은 오는 2025년부터 미주서안 12개, 미주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 총 30개 항로를 얼라이언스 협력을 통해 제공할 방침이다. 또 단독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와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간 한국 선사 진출이 어렵던 대서양 항로 참여할 계획을 밝혔다.
이 중 북유럽 항로는 타 협력그룹(오션, 제미나이)에서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글·사진=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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