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 영탁 전 소속사 대표 “사실 인정, 범죄인지는 따져봐야”

가수 영탁이 지난 3월28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코레일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원 사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영탁의 전 소속사 대표가 공소장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 죄가 되는지에 관해 다툴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10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 혐의로 기소된 영탁의 전 소속사 밀라그로의 이재규 대표를 포함, 전 연예기획사 대표 등 11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 쪽의 변호인은 “사실관계에는 특별한 이견이 없다”면서 이 대표가 음원 순위 조작의 대가로 3000만원을 지급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법리적으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업무방해죄에서 이야기한 허위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부분은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피고인들도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으나, 공모 여부나 범행 횟수 등에 일부 혐의는 부인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가상 피시 500여대와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 1627개를 이용해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15개 음원을 172만7985회 반복 재생하여 음원 순위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대표 등 크레이티버 관계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음원 순위 조작을 원하는 이들을 모집하고 가상 피시에 여러 아이피를 할당해 다수 계정으로 접속하는 방법으로 음원사이트의 어뷰징 대응 시스템을 무력화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