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출전한 더 케스파 이터널 리턴 대회, 과연 결과는?
만난 지 5년이 넘어가는 대학 친구에게 최근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을 읽어 보니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주최하는 제1회 '더 케스파 이터널 리턴 대회'에 같이 출전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이터널 리턴'을 알파 테스트 시절부터 꾸준히 즐겨왔지만, 대회에 나갈 정도 실력은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하지만 다시 고민해 보니 프로끼리 하는 경기도 아니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 만큼 좋은 경험이라고 판단했죠. 이터널 리턴 시즌5 반응과 현황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승리만 목적이 아닌, 즐기는 취지로 나가는 것이 목적이면 참여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팀원들도 이를 수락하고 3명이서 1주일 동안 연습을 이어나가며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연습 기간이 조금 빠듯하긴 했지만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대회 참가 멤버가 확정되고 경쟁자들을 살펴보니 이게 웬걸, 모든 참가자 중 티어가 제일 낮았습니다. 최고 기록은 옛날 얼리 액세스 시절 솔로에서 데미갓을 달성한 적이 있지만, 먼 옛날 일이 되어 버린 지 오래고, 참가 당시에는 플래티넘 3이었어요. 다른 경쟁자들은 이터니티부터 시작해 최소 미스릴, 다들 고수의 향기가 풍겼습니다.
예상보다 티어가 높은 장인들이 많았기에 시작도 하기 전 기가 살짝 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고수들은 어떻게 운영을 할까, 그리고 우리 팀이 준비한 전략이 이러한 사람들에게도 통할까"라는 기대감 또한 들었습니다.
대망의 대회가 열린 9월 8일 오후, 총 16팀이 2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치렀습니다. 각 조에서 상위 4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이었어요. 속으로는 "제발 본선만 갔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에는 내색은 안 했지만 상당히 긴장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예선전 2경기가 끝나니 이게 웬걸, 무려 공동 2등이라는 성적으로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첫 경기는 총 10킬 2등, 두 번째 경기는 5킬 3등으로 24점을 획득했어요. 속으로는 "광물의 반란이다"라며 자축했죠. 기자가 속한 팀 다른 팀원들은 티어가 데미갓, 미스릴이었던 만큼 이들과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을 했습니다.
본선에 진출하며 경기 시작 전 "이거 혹시 순위권도 노려볼 수 있는 거 아냐"라고 내심 기대했지만 역시나 설레발로 끝났습니다. 본선 경기에선 말 그대로 대차게 망해서 8팀 중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4경기가 모두 끝난 후 총 점수는 7점으로 처참한 패배를 맛봤습니다.
우승자는 '정상화' 팀이었습니다. 4경기 동안 총 52킬, 점수는 91점으로 압도적인 1등을 거머쥐었죠. 패배의 쓴맛을 잠시 뒤로 하고 해당 팀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어떠했는지, 현재 진행 중인 시즌5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물어봤습니다.
■ 더 케스파 이터널 리턴 대회 우승 팀 '정상화' 인터뷰
Q.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여준: 안녕하세요. '정상화' 팀의 팀장으로 엘레나를 위주로 플레이 한 '여준'입니다.
적을찾는피5라: 피오라를 주로 플레이하는 '적을찾는피5라'입니다. 공식 대회에서는 'JCP'라는 이름으로 출전했었습니다.
Rueri: 띠아를 주로 플레이하는 'Rueri'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이터널 리턴을 플레이한지는 얼마나 됐는지?
여준: 제대로 시작한 지는 작년 6월쯤부터입니다.
적을찾는피5라: 저는 얼리 액세스 시절 전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 4년 가까이했네요.
Rueri: 저도 3년 동안 꾸준히 즐겼습니다.
Q. 최근 시즌5로 들어섰는데 변경점에 만족하시나요?
여준: 저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루미가 인상 깊었습니다. 동선도 다양해지고, 적절한 변수인 것 같아요.
적을찾는피5라: 여러 변경점들이 있었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이 다채로워졌습니다.
Rueri: 저도 루미가 마음에 듭니다. 이를 필두로 게임에 새로운 변화가 많아져서 만족스러운 시즌입니다.
Q. 시즌 5에 개발진들에게 피드백할 요소가 있다면?
여준: 상위권 매칭 풀이 좁혀지는 과정이 조금 더 빨라지길 바랍니다. 메테오라이트 티어 추가로 인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조금은 줄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도입 같습니다. 이를 필두로 상위권 매칭이 큰 편차 없이 잡히면 좋겠습니다.
적을찾는피5라: 밸런스 패치를 할 때 내부 테스트를 많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수치도 중요하지만, 실제 체감되거나 플레이 경험에 영향을 주는 요소도 있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Rueri: 저는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현재 이터널 리턴이 안정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현상 유지만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Q. 시즌 4에는 스플릿 운영에 대한 가치가 상당히 높았는데, 시즌 5는 어떤 운영이 주류로 예상되나요?
여준: 루미 동선 파악도 중요한데, 마지막 금지 구역 교전 직전 근처 큐브를 챙기는 게 체감이 컸습니다. 중요한 교전을 진행하기 전에 큐브를 획득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반드시 획득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적을찾는피5라: 루미랑 큐브가 운영에 중요한 축을 담당할 전망입니다. 획득 시 밸류가 상당히 높기에 이를 중심으로 교전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에요. 교전 중심 킬트럭 운영도 전투에 자신 있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Rueri: 비슷한 기조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네요. 초반에 빠르게 합류해 킬을 챙기는 것도 좋은 편입니다. 다만 완벽하게 운영이 될 경우에는 스플릿 쪽이 고점이 더 높아 보입니다.
Q. 대회에 참여하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여준: 좋은 팀을 만나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팀원분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터널 리턴 개발진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적을찾는피5라: 여러가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팀원들을 만나 우승까지 할 수 있었기에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Rueri: JCP 선수랑 약 2년 전 대회를 참가했었는데, 그땐 제가 너무 기량이 낮아서 팀으로는 갈라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다시 팀으로 뭉쳐 우승까지 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우승팀 외에도 참여한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시즌 5는 호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동호인 대회에 나올 정도면 이터널 리턴에 상당히 진심 어린 유저들인데, 새로운 시즌 변경점에 대해서 "과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한 변화를 줬다"라는 중론이 나왔습니다.
다만 '라우라'나 '바바라'가 리워크 이후 너무 강력한 성능을 보이거나, '리오' 등 명백한 밸런싱 실패라고 볼 수 있는 사례 지적도 많이 나왔습니다. 시즌 변경점에 대해서는 호평이지만, 밸런스는 아쉽다고 토로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대회를 마무리 한 후에는 참여한 것이 후회되지는 않았습니다. 본래 목적이었던 지인들과의 추억도 쌓았고, 대회 운영도 현장 스태프가 다수 있었기에 소통과 문의 과정이 원활했습니다. 대회 진행 과정 도중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현장 스태프들의 발빠른 대처로 경기 진행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참가만 해도 대회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이모티콘, 본선에 진출하면 이터널 리턴 포토카드에 현장에선 PC방 간식까지 받았습니다. 이터널 리턴에 관련된 추억이나 경험을 더욱 쌓고 싶다면 이러한 대회에 한 번쯤 나가보는 것을 매우 추천합니다.
더 케스파 이터널 리턴 대회는 좋아하는 게임 대회가 프로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만약 다른 일반인 분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여러 측면으로 즐기고 싶다면 동호인 대회에 참여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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