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유어 파더" 그 목소리 잠들다···배우 제임스 얼 존스 별세

향년 93세···뉴욕 허드슨 밸리 자택에서 숨 거둬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영화 '스타워즈'의 최대 반전을 선사한 명대사 "아이 엠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의 목소리 주인공이 세상을 떠났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타워즈 악역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 연기로 유명한 배우 제임스 얼 존스가 9일(현지시간) 오전 93세를 일기로 뉴욕 허드슨 밸리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존스는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서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특히 시리즈 두 번째 편인 '제국의 역습(1980)'에서 다스 베이더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와 광선검 결투를 벌이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가장 충격적인 반전 중 한 장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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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연기한 배우 마크 해밀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타워즈에 기여한 세계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라며 "명복을 빕니다. 아빠(#RIP dad)"라고 추모했다. 그는 젊은 시절 존스와 함께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존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1994)'에서 주인공 '심바'의 아버지이자 정글의 왕인 ‘무파사’의 목소리를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이후 2019년에 개봉한 동명의 실사영화에서도 같은 역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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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는 1931년 미시시피주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배우를 꿈꾸던 아버지가 일찍이 집을 나간 뒤 6세 때 미시간주의 외조부모 집에 맡겨져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머니의 폭언에 시달린 그는 말을 더듬기 시작해 고등학생 시절까지 언어장애를 앓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만난 영어 선생님의 도움으로 시를 쓰고 낭독하면서 언어장애를 극복했다. 이후 미시간대에 입학해 연극 활동을 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60년대부터 뉴욕의 작은 연극 무대에 서기 시작한 존스는 1970∼80년대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TV를 오가며 수많은 영화·연극·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65년 TV 드라마 시리즈 ‘가이딩 라이트’ 등에서 의사 역을 맡아 당시 미국 주간 연속극에 고정 출연한 최초의 흑인 배우 중 한 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존스는 토니상과 골든글로브, 에미상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각각 2차례씩 거머쥐었다. 토니상 평생공로 특별상과 명예 오스카상, 케네디센터 공로상의 영예도 차지했다.

1992년에는 백악관에서 대통령이 주는 '국가 예술 훈장(National Medal of the Arts)'을 받은 바 있다.

2022년 브로드웨이의 110년 역사를 지닌 코르트 극장(Cort Theater)은 그의 이름을 따 ‘제임스 얼 존스 극장’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