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포수 또 없다" 고2부터 국대 주전, 150㎞ 투수들 제치고 1R 지명 받을까

김동윤 기자 2024. 9. 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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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강릉고 이율예가 지난 6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미 2학년 때부터 수비 하나는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듣던 포수였다.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주전 포수 이율예(18)가 과연 쟁쟁한 투수들을 제치고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2025 KBO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지며, 2023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한화-삼성-롯데-KIA-두산-NC-SSG-KT-LG 순서로 실시된다.

좌완 투수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렇게 좌완 투수 풀이 좋았던 건 오랜만인 것 같다"고 흡족해할 정도. '전체 1번 후보' 덕수고 정현우(18)를 비롯해 대구고 배찬승(18), 광주일고 김태현(19), 비봉고 박정훈(18), 세광고 권민규(18)는 1라운드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수는 예년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가운데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18)과 함께 포수 이율예는 시속 150㎞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제치고도 뽑을 만한 1라운드 후보로 언급된다.

특히 이율예는 고교야구 명장 최재호(63) 강릉고 감독이 일찌감치 1학년 때부터 주전 포수로 낙점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2루 팝 타임 평균 1.8초 후반대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가 장점이다.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어 이미 2학년 때부터는 아예 이율예에게 경기 운영과 관련해 일임했다.

그 잠재력을 인정받아 2022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에서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1학년임에도 불펜 포수로 동행했다. 2023 U-18 국가대표팀에서는 2학년임에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주전 포수로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다. 최재호 감독이 경기 운영을 전부 맡길 정도로 포수로서 능력이 월등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B 역시 "이율예의 수비는 나무랄 데가 없다. 지금 당장 KBO 1군 무대에서 뛰어도 될 정도다. 포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상위 라운드 지명도 예상된다"고 높게 평가했다. 지난 6월 열린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도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직접 참가 선수 개인별 메시지를 적어 넣은 기념구에도 "그라운드의 지휘관, KBO 급 수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24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율예.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스카우트들의 평가가 갈리는 부분은 타격이다. 프로 수준의 빠른 공을 안타로 만들기에 배트 스피드와 힘이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율예는 고등학교 통산 74경기 타율 0.341(208타수 71안타) 3홈런 41타점 58득점, 출루율 0.470 장타율 0.462 OPS 0.932로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3학년에 올라와 23경기 타율 0.391(69타수 27안타) 2홈런 16타점, 출루율 0.527 장타율 0.536을 기록하면서 아쉽다는 평가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C는 "1라운드에 지명될 야수라면 박준순과 이율예 정도다. 포수가 아쉬운 팀은 이율예를 거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율예의 재능을 수능 만점자에 비교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KBO 구단 관계자 D는 "이런 포수는 또 나오기 쉽지 않다. 수능 전국 1등은 매년 있어도 수능 만점자는 매년 나오지 않는다. 타격도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아(고교 통산 35삼진 48볼넷·3학년 9삼진 18볼넷) 못하기가 어렵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그동안 1라운드에 지명된 포수는 여럿 있었으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를 경험하고 월반해 2학년부터 주전으로 뛴 선수는 김형준(25·NC 다이노스) 이후 이율예가 처음이다. 김형준은 세광고 2학년 시절인 2016년 U-18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안방을 차지하면서 초고교급 포수로 인정받았다. 이율예 역시 지난해 U-18 세계 야구 월드컵에서도 이상준(19·KIA 타이거즈)보다 포수로서 더 많이 나서면서 1라운드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근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포수는 대부분 1라운드 혹은 1차 지명 등 최상위 라운드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과거 유망주 풀이 풍족했던 때는 양의지(37·2006년 두산 2차 8R), 박동원(34·2009년 히어로즈 2차 3R) 등 최상위 라운드가 아니어도 뽑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 나이에 1군에 자리 잡은 포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형준(2018년 NC 2차 1R), 한준수(25·2018년 KIA 1차 지명), 김동헌(20·2023년 키움 2R) 등 최상위 라운드에 가까운 선수들의 성공 확률이 높았다.

모든 구단이 2라운드에서는 이율예를 지나치기 쉽지 않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김형준 이후 모처럼 나온 완성형 포수를 어떤 구단이 데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릉고 이율예가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강릉고 이율예.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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