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불신임' 98%…"스스로 물러남이 마땅"

언론노조KBS 조합원 91.4% "박민 취임 후 KBS 상황 매우 나빠져"

한국방송공사(KBS) 구성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박민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한 결과, 98% 이상이 '불신임' 한다고 답했다. 또 99%가 박 사장에 대한 연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동안 박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해 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공영방송 KBS사장으로 박민을 신임하느냐'는 질문에 응답 98.75%(1654명)가 '불신임'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체 2028명의 투표 대상 가운데 82%인 1675명이 참가했다.

'박 사장 취임 후 발생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수신료 분리 고지에 대한 대응부실'(1561명), '뉴스 및 보도 시사 프로그램의 신뢰도 및 영향력 하락'(1446명), '편향적이고 무능력한 인물의 보직 기용'(1187명)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념 편향 논란을 부른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역사저널 그날> 폐지·<기적의 시작> 편성 등 제작 자율성 침해'와 현재 진행 중인 희망퇴직과 관련한 '무급휴직, 임금삭감 시도 등 노동자 권익 추락'도 문제라는 응답도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91.4%(1531명)은 박 사장 취임 이후 현재 KBS 상황이 '매우 나빠졌다'고 봤다. 또 98.3%의 응답자가 박 사장이 국회에서 발의된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93.7%(1569명)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5.3%(89명)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사장과 KBS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지난 1월 조사와 비교해 각각 10%포인트(p), 20%p 이상 증가했다.

한 조합원은 해당 조사와 관련한 자유 발언으로 "약 1년짜리 사장이 계약직 사장이 50년 공영방송의 금자탑을 무너뜨리는 데 1년이라는 시간도 채 안 걸렸다"며 "'무능'도 능력이라지만 그 능력을 방증해온 지금, 이제는 양심이 있다면 연임은 고사하고 사과를 하고 스스로 물러나야함이 마땅치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번 신임 투표 결과만 봐도 이미 낙하산 박민은 사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며 "이러한 인식은 KBS본부 조합원뿐 아니라 사내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낙하산 박민 사장은 이번 신임 투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이제라도 지난 10개월 동안 자신이 벌인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며 "연임 같은 얼토당토 않은 꿈은 꾸지도 말라"고 강조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 특보 갈무리.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