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값 안정·집값 상승… 건설경기 바닥 쳤나

이소현 기자 2024. 9.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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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자재값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 선별 수주로 몸을 사리던 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 원가율 방어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이 성과로 이어져 실적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상승해온 공사비로 원가율은 이제 90% 이상이 기본값이 됐다.

자재값 안정 조짐과 맞물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업황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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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원가율 90%대 양호
GS건설은 7.2%P 낮아져 91%
수도권·광역시 미분양도 소진
“리스크 없어 미뤘던 사업 추진”
금리 인하땐 실적 반등 가시화

고금리와 자재값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 선별 수주로 몸을 사리던 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 원가율 방어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이 성과로 이어져 실적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시장 회복세가 지속하고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업황 회복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0.4%로 전년 동기(92.6%) 대비 2.2%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원가율 감축 폭이 가장 컸던 건설사는 GS건설로, 98.6%에서 91.4%로 7.2%포인트 줄었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낮을수록 수익성이 높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상승해온 공사비로 원가율은 이제 90% 이상이 기본값이 됐다. 더는 80%대 원가율을 찾아보긴 힘들지만, 90%대 초반이면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재값 안정 조짐과 맞물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업황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자재비는 한풀 꺾인 추세고 인건비 같은 경우엔 여전히 오름세지만 종합해보면 기울기가 완만해진 상태”라며 “그동안 미뤄왔던 사업을 추진해도 큰 리스크가 없다는 인식을 조합과 시공사 측에서 먼저 보여주고 있고, 당연히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주 움직임에 맞춰 열심히 영업하고 공사를 준비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분양 단지 주변 시세가 회복됨에 따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공사비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광역시의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으로 서울 내 대표적인 미분양 단지로 꼽혔던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최근 마지막 남은 몇 가구가 계약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금호건설이 울산 남구 신정동에 조성하는 ‘문수로 금호어울림’은 지난해 9월 일반분양 당시 389가구 모집에 465명만이 청약을 신청하면서 대거 미달됐지만, 올해 들어 잔여 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이에 미분양 리스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월 미분양 물량 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91.0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을 넘기면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미분양 전망 지수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되살아나면서 8월(94.3)과 9월(91.0)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까지 된다면 건설사에 확실히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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