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무조건 한다, 작년보다 높은 곳에서 길게” 위태로운 4위, 두산 152억 포수 이 악물다
[OSEN=이후광 기자]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도 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두산 베어스가 올해 더 높은 곳에서 가을을 출발할 수 있을까. 두산 ‘152억 포수’ 양의지는 “올해는 팬들과 더 높은 곳에서 길게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다”라고 남다른 의지를 밝혔다.
양의지는 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5차전에 3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1사구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5연패 탈출 및 4위 탈환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결승 홈런포를 가동했다. 1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초구 바깥쪽 낮은 직구(146km)를 공략해 비거리 125m 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8월 9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나온 시즌 16번째 홈런이었다.
1-0으로 앞선 3회초에는 무사 1, 2루에서 사구를 얻어낸 뒤 강승호의 희생플라이 때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고, 5-0으로 리드한 4회초 1사 1, 3루에서 원상현 상대 유격수 땅볼을 치며 3루주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양의지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0으로 크게 앞선 5회초 2사 1, 2루 찬스에서 손동현을 만나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승부의 쐐기를 일찌감치 박았다.
양의지는 7월 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6타점 이후 약 두 달 만에 한 경기 4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연패 스토퍼로 거듭났다.
경기 후 만난 양의지는 “1회 첫 홈런이 정말 좋았다. 페이스가 너무 떨어지면서 결과가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잘 맞은 타구가 2개 정도 나왔다. 그 동안 계속 머뭇거리면서 타격을 하니까 좋은 타구가 나오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 넓게 존을 형성한 뒤 그냥 보이면 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연패 기간 동안 그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양의지였다. 그는 “팀 분위기가 되게 안 좋아서 쉴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비를 했다. 주장(양석환)이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자신감을 갖고 하자고 해서 나 또한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했다. 그 결과 타선이 잘 터져줬고, (곽)빈이도 잘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양의지는 지난 8월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잔부상, 체력 저하, 부진이 동시에 겹치며 양의지답지 않게 월간 타율이 2할7리(58타수 12안타)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9월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착각, 3루에서 주루사를 당하는 본헤드플레이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양의지는 “결정적일 때 해결을 못하면서 슬럼프가 시작된 거 같다. 그걸 빨리 헤쳐나가는 게 중요하다”라며 “최근 들어 다시 감이 살아나고 있는데 이걸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연습 때부터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또 경기가 연속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KT전 귀중한 승리로 하루 만에 4위를 탈환한 두산. 그러나 가을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5위 KT에 0.5경기, 6위 SSG와 7위 한화의 3경기 추격을 당하고 있으며, 5강 경쟁팀 가운데 가장 많은 132경기를 소화했다. KT는 131경기, SSG는 130경기, 한화는 128경기가 남은 상태. 올해 목표인 최소 4위를 위해서는 남은 12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양의지는 “올해 우리는 무조건 가을야구에 간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경기까지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이다”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높은 곳에서 팬들과 길게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다. 감독님을 비롯한 선수단 모두의 마음가짐이 그렇다. 끝날 때까지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최소 4위를 향한 불타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조금 안 좋으면 말도 잘 안 하고 축 처진다. 앞으로 락커와 벤치 분위기를 더 신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또 지금도 노력 중이다. 경기에 안 나가는 친구들이 벤치에서 파이팅을 많이 내주고, 나가는 친구들은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야한다”라고 남은 12경기 선수단의 단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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