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없숲' 고민시 "43kg까지 감량… 입체적 소시오패스 표현했죠" [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9. 10. 11: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고민시/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 홈'과 영화 '밀수' 등으로 최근 20대 여배우 중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고민시가 넷플릭스 신작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통해 파격적 변신을 선보였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 연출 모완일)은 지난달 23일 8부작 전편이 공개됐으며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다. JTBC 드라마 '미스티'(2018)와 '부부의 세계'(2020)를 통해 상당한 시청률과 평단의 호평까지 받아냈던 모완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배우 김윤석의 17년만의 드라마 복귀, 윤계상, 이정은, 박지환 등의 가세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은 제작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공개 2주차인 지난 4일 넷플릭스 TOP 10에서 2주 연속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다. 멕시코, 콜롬비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포함한 총 3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배우 고민시/사진제공=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소시오패스 유성아 역을 연기한 고민시를 최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출연 계기부터 캐스팅 관련 비화, 촬영 당시 노력했던 부분에 대한 스토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고민시를 보면서 매작품마다 온갖 열정을 쏟아내는 걸로 유명한 그의 일화를 저절로 떠올리게 됐다. 배우로서 외형상의 장점을 다양하게 가진 그가 독한 열심까지 품었으니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저절로 든다.

"오디션 같은 두 번의 미팅을 거쳤고 제가 선택 받게 됐어요. 처음에 이 작품으로 미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저를 절대 선택하실 리 없다고 생각했죠. 나중에 제가 캐스팅 됐다는 말씀을 듣고 감독님께 왜 저를 택했는지 여쭤봤죠. 마침 그날 사두고 한번도 신지 않은 구두를 신고 미팅을 갔었는데 오디션이 끝나고 감독님이 '구두가 예쁘네요'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제가 구두를 3초간 내려다보며 '특별한 날만 신는 구두에요'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때 저에게서 성아가 보이셨다고 해요. 저도 인지하지 못한 어떤 표정을 보고 감독님이 캐스팅하셨다면 저는 무조건 믿고 가겠다고 생각했죠. 작품에 민폐 끼치지 않고 잘해보겠다고 결심했어요."

유성아는 고요한 숲속의 한 펜션을 아들과 함께 찾는다. 펜션 주인 영하(김윤석)는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중 아들 없이 홀로 펜션을 떠나는 손님 성아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 손님의 방에 남은 핏자국과 수상한 흔적들을 발견하지만 영하는 별다른 신고 없이 일상을 지내게 되고 1년 후 그날의 투숙객 성아가 다시 펜션에 나타나 서서히 그의 삶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주요 스토리다. 고민시는 성아가 펜션에 등장하는 장면부터 싸늘한 공포를 자아낸다. 고민시가 연기한 유성아는 마치 육식 동물이 사냥감을 서서히 관찰하다가 번개 같은 속도로 달려들어 단숨에 거친 이로 공격하는 것처럼 펜션을 차지하기 위해 영하의 목을 옥죄고 그의 가족까지 위협하며 공격에 나선다. 신문 사회면에서 접했던 악인들의 행태와 심리 상태가 세밀하게 그려지며 생생한 공포와 분노감을 자아낸다. 사면초가에 놓인 2차 피해자들의 심경마저 간접적으로 체험돼 오락적 재미보다는 현대 사회의 범죄 해결을 향한 성찰의 계기를 제시하기도 한다.

"며칠 밤을 새우면서 이 캐릭터를 준비했어요. 대본을 볼 때마다 몸이 차가워질 정도로 무섭기도 했고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로 제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은 것 같아요. '스위트홈' 때 46kg이었는데 이번에 43kg까지 감량을 했어요. 하루에 계란 2알과 조미김이 먹은 음식 전부였어요. 몸이 드러나는 의상을 많이 입었는데 후반부 영하 딸과의 액션신에서 제 뒷모습이 드러날 때 척추뼈가 그대로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물적인 모습으로 보였으면 했죠. 캐리어를 차 트렁크에 옮길 때 제 몸의 움직임이 기괴해 보였으면 했고요. 다만 유성아에게 시청자분들이 연민을 느끼거나 감정이입을 하실 법한 요소는 전혀 넣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배우 고민시/사진제공=넷플릭스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유성아가 숲속 펜션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했기에 고민시는 펜션 주인 영하 역의 김윤석과 가장 많은 호흡을 이뤘다. 한국 영화계의 거목인 김윤석과의 호흡에 대해 고민시는 부담이나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그와의 호흡을 향한 기대감에 오히려 빨리 촬영을 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유성아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도 김윤석의 조언 한마디 덕에 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장은 막연히 기대되고 늘 재미있어요. 상대 배우분들이 어떤 리액션을 주실지 궁금하고요. 이번 현장도 마찬가지였죠. 김윤석 선배는 칭찬을 해준다거나 조언을 많이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저 또한 선배께 굳이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저 이 역할로 믿음을 드린 후에 다가가고 싶었죠. 수영장에서 성아와 영하가 격투를 벌이는 신이 있는데 그 장면 촬영후 제 등을 토닥여 주셨어요. 어떤 말보다도 큰 힘이 됐죠. 김윤석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유성아는 후반부에 혼자서 다수를 상대로 싸워야 하기에 외로운 인물이다. 악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이 캐릭터만의 희로애락을 너만은 느껴야 한다. 그래야 그 인물이 입체적일 수 있다'고 해주셨어요. 그 말씀을 듣고 성아를 입체적 인물로 표현하려 부던히 노력했죠."

고민시는 최근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2'에서 막내 인턴으로 합류해 아이슬란드에 오픈한 '서진이네 2호점'에서 일머리가 뛰어나 기존 출연진인 최우식, 정유미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야채를 채 썰고 다듬으며 비빔밥 재료를 준비하는가 하면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일일 셰프에 나선 최우식을 틈틈이 돕는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열심히 했어요. 저는 주방 일만 하면 됐지만 우식 오빠나 유미 언니 등 다른 분들은 홀에도 나가야 했고 넓게 활동하셔야 했어요. 저는 '주방에서 하는 일만 잘하면 됐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열심히 하지 않으면 퇴근을 못하기에 야채도 열심히 다듬고 썰고 깎고 할 수 밖에 없었죠. 정말 빨리 퇴근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승진을 위해서라도 '서진이네'의 다음 시즌에 꼭 함께 하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