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평택항 이선호’ 앗아간 항만···10년째 240명씩 산재 당했다
최근 10년 동안 항만에서 매년 240여 명의 사상자가 꾸준히 발생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특성상 큰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안전은 제자리걸음이다. 2021년 4월 경기 평택항 이선호씨(사망 당시 23세) 산재 사고 이후 항만안전특별법이 제정·시행됐는데도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최근 10년 항만 내 육상하역업·항만운송부대사업 사고재해 현황’을 보면,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전국 항만에서 재해자 2315명과 사망자 39명이 발생했다. 재해유형별로 보면 ‘떨어짐’이 492명, ‘넘어짐’이 444명, ‘부딪힘’이 440명, ‘끼임’이 328명 등으로 전형적인 야외 육체노동 산재 유형이 많다.
재해자 수를 연도별로 보면 10년간 매년 240명 안팎을 유지해 사고가 추세적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2015년 256명, 2016년 230명, 2017년 213명, 2018년 239명, 2019년 241명, 2020년 235명, 2021년 268명, 2022년 262명, 2023년 271명 등이다. 올해는 6월까지 139명이 사고재해를 당했다.
사망자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 6명, 2016년 6명, 2017년 3명, 2018년 8명, 2019년 3명, 2020년 3명, 2021년 4명, 2022년 1명, 2023년 4명 등이다. 올해 6월까지는 1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항만 안전관리는 원칙적으로 해양수산부가 관할한다. 2022년 8월부터는 자율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 안전 지도·관리 인력 확충 등 내용을 담은 항만안전특별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해수부는 사고 현황조차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해수부는 항만 산재 현황을 묻는 이 의원실 질의에 “항만근로자 산업재해 통계는 노동부로부터 제공받는 통계이고, 항만별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사업주는 산재 발생 사실을 노동부에 보고해야 하지만 해수부에 대한 보고 의무는 없다. 개별 항만공사들도 물류협회 등의 통계자료를 활용해 현황을 겨우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항만 산재를 제대로 파악·관리하면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만은 중장비와 화물이 많아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안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들이 많이 일한다. 평택항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이씨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 의원은 “항만안전특별법이 21대 국회에 마련됐으나 정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미비해 보완이 필요하다”며 “안전에 대해서는 과도할 정도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 향후 항만에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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