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시험대 오른 키움 장재영, 3경기 연속 출루 불발···험난한 ‘타자 적응기’ 언제 끝날까

이두리 기자 2024. 9.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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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장재영(키움·22)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엔 1번 타자다. 그러나 세 경기 연속 무안타로 ‘출루하지 못하는 리드오프’가 되면서 포지션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장재영은 지난 6일 KIA전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장재영은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이 좋다”라고 타순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KIA전 직전까지 장재영의 이번 시즌 타율은 0.186, 출루율은 0.333이었다. 줄곧 리드오프를 담당했던 이주형(23)은 2번으로 타순이 내려왔다.

홍 감독의 ‘리드오프 장재영’ 실험은 결실을 얻지 못했다. 장재영은 KIA와의 3연전에서 모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3경기 연속 무안타에 볼넷도 없었다. 매 경기 두 번씩의 삼진을 당했다. 하위 타선에 배치됐을 때보다 출루율이 오히려 떨어졌다.

장재영은 데뷔 4년 차인 이번 시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키움 입단 당시 포지션은 투수였다.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다. 그러나 데뷔 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시즌 개막 전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투수로서 경력을 이어가는 데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결국 장재영은 지난 5월 타자 전향을 선언했다. 고교 시절 타자로서 활약했었고 프로 데뷔 이후에도 투타 겸업을 시도할 만큼 타격에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타자 전향 후 세 경기 만에 데뷔 홈런을 터트리며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키움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제공



3년간의 투수 생활을 청산하고 한순간에 주전 타자로 거듭나기는 쉽지 않았다. 6~7월 17경기에서 0.213의 타율을 기록한 장재영은 외야 수비 도중 허벅지를 다쳐 전열을 이탈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야 타석에 복귀할 수 있었다.

장재영은 타자 전향 후 타격 자세와 타순, 수비 포지션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부상 이탈 전까지 주로 9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했던 장재영은 복귀 후 타순이 점차 올라 지난 6일부터는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장재영은 시즌 초반 유격수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으나 최근 외야수로 포지션이 굳혀지는 모양새다. 장재영은 복귀 후 6경기에서 줄곧 우익수를 맡았다.

장재영은 주자 없는 상황에서 15타수 4안타 8볼넷을 기록 중이다. 타자 전향 초기 변화구를 잘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내는 선구안으로 호평을 들었다.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더 안정적인 경기 운용이 필요하다. 이제 ‘타자 적응기’를 마무리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할 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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