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청소년 SNS 제한하나…“진짜 친구·진짜 세상과 멀어지게 해”
호주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령 제한을 둬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9일(현지시간)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다음 총선 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나는 아이들이 (스마트) 기기를 내려놓고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장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싶다. 아이들이 실제 사람들과 함께 실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세대도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며 “SNS는 아이들을 진짜 친구와 진짜 경험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언급했다.
SNS 사용을 제한할 연령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앨버니지 총리는 “14세에서 16세 사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연령 기준을 비롯한 규제 방식과 세부 사항은 앞으로 논의 및 기술적 확인을 거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야당 역시 SNS 접속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정하는 안을 찬성한 바 있다.
검토 과정에서 호주 정부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가 발주한 보고서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증거를 보면 중독성 있는 SNS에 이른 시기에 접근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다. 이는 담배나 술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외에도 일반적으로 SNS상 사이버 괴롭힘과 부적절한 콘텐츠에 아동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다음 호주 총선은 내년 5월로 예정돼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어떤 정부도 모든 아이를 모든 위협에서 보호할 순 없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에센셜 미디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주인 68%가 SNS 연령 제한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접근은 호주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오늘날 대부분 13세면 SNS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13세는 여전히 어리며, 우리는 SNS에서 아이들의 위험이 너무 큰 것을 목격했다”며 “SNS 사용 연령을 15세로 제한해야 한다”고 유럽연합(EU)에 제안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독성 있는 광고를 규제하는 등의 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EU 차원에서 15세로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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