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 NC 신민혁 “10승·규정이닝 내년엔 무조건··· 떨어진 구속, 살아남으려 더 애썼다”[스경x인터뷰]
121이닝에 평균자책점 4.31, 8승 9패.
규정이닝 진입과 데뷔 첫 10승을 눈앞에 두고 NC 신민혁(25)이 조금 이르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6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시즌 내내 불편했던 부위다.
팔꿈치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진 건 지난 7월24일 광주 KIA전부터다. 이날 신민혁은 2회 투구 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 위에서 내려왔다. 수술 전 통화에서 신민혁은 “그전만 해도 잘 몰랐다.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그래도 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주자 쌓이고 좀 세게 던졌더니 갑자기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통증에 본인이 가장 놀랐다. 겁도 났다. 신민혁은 “갑자기 딱 아프니까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팔이 안 움직이더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신민혁은 이튿날 바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12일 만인 8월6일 복귀했고, 5차례 더 선발로 던졌다. 2군에서 치료 받으며 휴식을 취했더니 통증이 많이 가셨다. 신민혁이 먼저 다시 던지겠다고 했다. 복귀 후 29이닝 동안 8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할 만큼 결과도 좋았다.
그러나 불안감이 계속 남았다. 끝내 사령탑이 결단을 내렸다. 강인권 NC 감독은 신민혁과 면담에서 강경하게 수술을 밀어붙였다. 강 감독은 그전부터도 신민혁을 계속 마운드에 올려도 괜찮을지 고민을 해왔다. 선수 본인의 의지와 팀 사정을 생각하는 한편으로 선수 관리 역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민혁은 “개인 목표도 있고, 팀도 아직 가을야구 떨어진 게 아닌데 좀 더 던져보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안 되겠다고 하시더라. 자기도 야구선수 부모인데 보기 안쓰럽다며 ‘이제는 내가 판단을 해야겠다’고 강하게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KIA전을 마지막으로 계획했지만, 이재학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1경기를 더 던졌다. 지난달 31일 SSG전 마지막 등판에서 신민혁은 6이닝 2실점으로 8승째를 올렸다. 그렇게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민혁이 세웠던 목표는 규정이닝 진입과 시즌 10승이었다. 규정이닝은 2021시즌 145이닝으로 딱 1번 경험했다. 10승은 데뷔 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같은 해 9승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 신민혁은 “아쉬움은 남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하다. 그러다가도 팀이 잘하는 걸 보면 또 아쉽고 복잡한 기분”이라고 했다.
신민혁의 이번 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8.3㎞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3㎞ 가까이 떨어졌다. 팔꿈치를 의식하다 보니 불안감이 남았고, 자기도 모르게 팔 스윙이 위축됐다. 따지고 보면 언젠가는 받아야 할 수술이었다. 신민혁은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수술 잘 받고 나면 공은 더 무조건 다시 좋아질 거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시속 140㎞가 안 되는 공을 가지고 이번 시즌 신민혁은 분전했다. 구창모의 상무 입대 이후 명실상부 NC의 국내 1선발 역할을 맡았다. 구속이 안 나오면 더 느리게 던지자고 생각했다. 올 시즌 체인지업만 세 가지로 나눠 던졌다. 본인 표현으로 130㎞대 빠른 체인지업과 110㎞ 전후의 느린 체인지업, 그리고 90㎞까지도 내려가는 ‘완전 느린’ 체인지업이다. 신민혁은 “스피드가 안 나오다 보니 나만의 살길을 찾아야겠다 생각했다”며 “원래도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지만, 올해처럼 많이 던진 적은 없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야구가 더 늘기도 했다. 김수경 투수코치에게 “힘 빼고 던질 줄 아니까 오히려 구석구석 더 쉽게 던지는 것 같다”는 칭찬도 받았다. 신민혁은 “수술하고 구속 올라와도 일부러 스피드 줄여야 하나 생각도 들더라”고 웃었다.
신민혁은 서울에서 수술 후 바로 마산으로 이동했다. 재활군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 통상 팔꿈치 뼛조각 수술은 재활에 3개월 정도가 걸린다. 선발 투수인 만큼 투구 수 빌드업 등을 감안하면 완전 회복까지 5개월을 잡고 있다. 내년 2월 전지훈련까지 다소 빠듯한 스케줄이다.
신민혁은 “캠프를 너무 가고 싶다. 일단은 2월까지는 피칭이 가능하도록 맞추고 있다”고 했다. 급한 마음에 혹여 무리를 하지는 않을까. 신민혁은 “(김)재열이 형, (임)정호 형, (이)용찬 선배님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다들 크고 작은 수술을 경험한 투수들이다. 신민혁은 “이제 정말 책임감을 느낀다”며 “올해 못한 10승과 규정이닝을 내년에는 무조건 하고 싶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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