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되찾은 티맥스그룹, 시장은 '넥스트 스텝' 주시
'가이아 성공→재무개선→FI 엑시트' 과제
티맥스소프트를 되찾은 티맥스그룹의 넥스트 스텝에 이목이 쏠린다. 알짜 소프트웨어(SW) 회사를 재인수한 만큼 기술 기반 경영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A&C의 재무구조 개선과 슈퍼앱 '가이아'의 시장 안착이란 과제 또한 짊어져서다.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계열사 상장 역시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되찾은 국내 미들웨어 SW 1위 '알짜'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맥스그룹의 큰 축인 티맥스데이터는 지난달 티맥스소프트 지분 60.8%를 다시 가져왔다. 2년 전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하면서 내건 콜옵션 행사를 통해서다.
티맥스데이터의 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84.21%를 보유 중인 창업주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일가다. 이번 재인수로 이들 산하에는 기존 티맥스티베로에 티맥스소프트가 더해지게 됐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SW 점유율 1위로 공공·금융 분야 등에서 탄탄한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다. 미들웨어는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SW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률이 41.6%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218억원)과 매출(648억원)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220억원, 매출 638억원)과 대동소이해 실적 기대감도 크다.
특히 SW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관리하는 티맥스티베로와 기술 시너지가 주목된다. 티맥스티베로는 그간 국산 DB관리시스템(DBMS)인 '티베로'를 필두로 티맥스데이터 실적을 홀로 책임져왔다. 기업의 시스템 구축에 미들웨어와 DBMS가 필수 요소인 만큼 앞으로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가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1.1조 투입 '가이아'에 달린 명운
그룹 차원의 과제는 있다. 먼저 티맥스그룹의 또 다른 큰 축인 티맥스A&C의 재무 개선이 시급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2% 줄어든 38억원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37억원에서 535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총부채는 2017억원에 달해 총자산(363억원)의 5배가 넘는다.
그간 공들여 온 슈퍼앱 가이아에 자금을 대거 투입한 영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6월 '슈퍼앱데이 2024' 현장에서 슈퍼앱 플랫폼 가이아를 공개하며 "개발하는 데 14년이 걸렸고, 투자 비용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티맥스그룹의 이번 티맥스소프트 재인수를 주도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티맥스A&C 자금이 슈퍼앱 사업에 쓰이는 것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맥스데이터와 달리 티맥스A&C는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비아이 등 신사업 자회사들을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의 야심작인 가이아 역시 티맥스A&C가 관할하고 있다. 박 회장 일가의 티맥스A&C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80.58%다.
가이아는 코딩 기술 없이도 앱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노코드 플랫폼이다. 연내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티맥스그룹은 가이아의 정식 출시 이후 1년 이내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경영권 수성 위해 '상장' 필수
계열사 기업공개(IPO)도 필수적이다. 우선 재인수 자금을 끌어오면서 맺은 계약이 있다. 티맥스그룹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향후 3~4년 이내 내부수익률(IRR) 13% 이상으로 상장하는 조건이 담겼다.
무엇보다 박 회장이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에 지금과 같은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재인수 과정에서 티맥스데이터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에 1조90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이들 FI는 티맥스데이터 산하의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에 대한 향후 운영 방안을 티맥스그룹과 논의해나갈 전망이다.
티맥스그룹에는 이미 과거 FI 엑시트를 위해 티맥스소프트의 IPO를 추진하다 무산된 경험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티맥스소프트를 되사온 만큼 계열사 상장을 성공시켜야 할 유인이 어느 때보다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티맥스소프트 등 계열사의 고급 기술 역량을 동원해 가이아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이를 통한 티맥스A&C의 재무 개선과 상장이 뒤따라야 FI 엑시트도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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