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폭행 당한 韓 선수, 퇴장당했다…벤치 클리어링 황당 결과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23세 이하(U23) 야구 월드컵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빚어졌다. 베네수엘라 주자가 수비 중이던 한국 선수의 얼굴을 때리면서 발생한 일인데, 얼굴을 맞은 한국 선수가 홀로 퇴장당했다.
최태원(경희대학교) 감독이 이끄는 U23 야구 대표팀은 9일(현지시각) 중국 사오싱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23 야구 월드컵 B조 예선 라운드 4차전에서 베네수엘라전에서 4-8 패배했다.
한국은 2회말 선취점을 내며 출발했지만 4회초 순식간에 5점을 내준데 이어 5회초에도 1점을 더 내주면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5회말 추가 득점으로 3-6까지 쫓아가는 데 성공했으나 7회초 추가 2실점을 내줬고 점수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문제의 상황은 7회초 한국의 수비 상황에서 벌어졌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타자가 희생 번트를 대자 2루 주자였던 메디나 이달고가 3루 베이스를 향해 발을 들고 슬라이딩 했다. 이 과정에서 3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김두현(기아 타이거즈)과 부딪혔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고통을 호소한 김두현은 잠시 넘어졌다 일어나 이달고의 등을 치며 항의 표시를 했다. 그러자 이달고는 김두현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고 곧 벤치에 있던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 나왔다.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심판은 김두현을 퇴장시켰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재개된 경기에서 대표팀은 추가 점수를 내줬고 결국 패했다.
국내 야구팬들은 “슬라이딩을 저렇게 위험하게 하는 선수가 어디있나” “미안하다고 하지 못할망정 주먹까지 휘둘렀는데 퇴장도 안 시키는 게 말이 되나” “축구였으면 그 자리에서 레드카드 나올만한 상황이다” “협회에서 공식 항의하길 바란다” 등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 라운드 각 조 상위 3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대만,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니카라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B조에 배정된 한국은 앞서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를 차례로 꺾었다. 3승으로 니카라과와 B조 공동 선두였던 한국은 베네수엘라에 지면서 3승1패가 됐고 이날 경기로 베네수엘라와 동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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