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난 트럼프미디어...트럼프 자산도 50조원 증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로 알려진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DJT)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도 40억달러(약 53조원) 이상 증발했다.

9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DJT는 지난 3월 27일 종가 66.22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기준 18.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종가 정점 기준 72%를 잃은 것이다. 26일 장중 최고가 79.38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77%가 폭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특수목적합병법인(SPAC)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DJT 지분 약 5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그나마 이 주가도 최근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오차범위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힘입어 5.5% 급등한 상태다. 또한 10일 밤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 기대감도 작용한 것이다. DJT의 가치는 그동안 트럼프의 후광에 힘입어 특별한 매출 없고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는데도 주가가 과도하게 높았다는 분석이 많은데, 이 때문에 밈(Meme) 주식으로 분류되어 왔다.

DJT폭락 여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DJT 지분 1억1475만주를 가지고 있는데,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5월 9일 62억달러에 이르던 그의 지분 평가액은 현재 약 21억달러 수준으로 40억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기존 자산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블룸버그의 전 세계 500대 부자 리스트에서도 탈락했다. 터틀자본운용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만 아니었다면 DJT 주가는 1달러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와 기업 실적은 별개라면서 트럼프 팬이어서 DJT에 열광한다면 이는 바보짓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2월 시작된 트루스소셜에 자주 글을 올리고 있지만, 엑스(X·전 트위터)에 비해 사용자가 적어 그의 메시지 전파력은 약해졌다. 거기다가 지난 14일 그가 최고경영자(CEO)의 관계 개선을 이유로 엑스에 다시 글을 게시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 1월 당시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의회 난입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그의 계정을 차단했다. 하지만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 CEO는 그의 계정 차단을 해제했다.

지난달 9일 트럼프미디어는 6월 30일로 끝난 회계분기에 16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3만 7000달러에 그쳤다. 손실의 절반은 스팩합병과 관련된 법적 비용이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25일까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할 수 없도록 묶여 있지만, 향후에도 DJT 주식을 매각할 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며 그가 대선 비용 충당을 위해 규제가 풀리는 즉시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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