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포르쉐 음주운전' 유족… "경찰, 솜방망이 처벌 받아"

전북 전주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유가족이 경찰의 미흡한 초동 조치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국민동의청원을 게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주 포르쉐 음주운전' 사고 피해 유가족이 미흡한 초동 조치로 경징계를 받은 경찰관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하는 청원을 게시했다.

지난 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전주 포르쉐 음주운전 사망 사고 수사를 진행중인 경찰관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음에도 경징계받았다며 재심의 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유족이라 밝힌 작성자 이모씨는 "경찰관의 솜방망이 징계가 합리적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만일 경찰이 초동 조치에 미흡하지 않았다면 더 강력한 처벌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처벌 결과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사고 후 가해자에게 어떤 조력자가 있었는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가족 이씨는 "사건 발생 2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이 피의자로부터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며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이 논란이 되자 다급히 징계위원회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논란이 된) 경찰관 4명에 대해 1명은 감봉 1개월, 나머지 3명은 불문경고 처분으로 경징계를 내려 피해 유가족이 다시 한번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에게 위험운전치사상(일명 윤창호법) 혐의를 적용해야 했으나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검찰은 피고인 음주 수치를 0.036%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일갈했다.

'전주 포르쉐 음주운전' 사건은 지난 6월27일 오전 0시45분쯤 전주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포르쉐를 몰던 차주 A씨가 시속 159㎞로 경차를 들이받은 사고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B양(19)이 사망했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C양(19)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전주 포르쉐 음주운전 사고 유가족이 경찰의 미흡한 초동조치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국민동의청원을 게시했다. 사진은 유가족 이모씨가 진행 중인 국민동의청원. /사진=국민동의청원 캡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차주의 음주정황을 알았음에도 '채혈을 하겠다'는 A씨의 말만 믿은 채 홀로 병원에 보냈다. 이 과정에서 음주 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36%라는 수치로 법정에 나섰고 징역 7년6개월을 구형받았다.

전북경찰청은 성실의무 위반으로 전 여의파출소 팀장 등 4명에게 경징계를 내렸다. 지난 3일 최종문 전북경찰청장은 "전임 청장 시절 징계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별도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가벼운 징계가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에 일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분들한테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해당 국민동의청원 동의 수는 약 8200여명이다. 해당 청원이 국회로 향하려면 30일 이내(동의 기간)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유가족이 진행 중인 청원은 지난 6일부터 동의받고 있으며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한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