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원호' U18 대표팀 조용한 선행…야구 불모지 필리핀에 연습구 전달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터진 공에 테이프를 붙여가며 훈련하던 필리핀 청소년 야구 선수들이 연습구를 선물받았다. 박계원 감독(부산고)이 이끄는 한국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이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동메달 결정전 상대였던 필리핀 선수단에 연습구를 선물했다.

한국은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13회 18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필리핀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8-0 승리를 거뒀다. 일본을 1-0으로 꺾고도 TQB(Team Quality Balance)에서 밀려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 완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만 매체 이투데이는 8일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대표팀의 선행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계원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원래 대만에 두고 가려고 했는데, 필리핀이 공을 쓰면 좋을 것 같았다"며 상대 팀에게 연습구를 전달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필리핀 마르셀린 오스카 감독은 "야구 팀에 지원이 부족해 공을 테이프로 감아서 훈련할 때가 많았다"며 한국에 고마워했다. 또 "많은 후원자들이 도와준 덕분에 이번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8일 대만 티앤무구장에서 펼쳐진 동메달결정전에서 필리핀을 압도했다. 타선에서는 5번타자 우익수로 나온 함수호(대구상원고)가 3안타 3타점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김서준(충훈고, 1이닝)-이호민(전주고, 1이닝)-김동현(서울고, 1이닝)-김태형(덕수고, 2이닝)-박건우(충암고, 2이닝)가 무실점 릴레이를 펼쳤다. 이호민은 1이닝 3탈삼진을 기록했다.

한국은 일본, 대만과 나란히 슈퍼라운드 성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세 나라의 맞대결 전적이 1승 1패로 서로 맞물리면서 TQB 계산이 필요해졌다. 한국은 공격 14이닝 1득점 수비 13이닝 1실점으로 TQB -0.0055를 기록했다. 대만은 13이닝 공격 1점에 13이닝 수비 1실점으로 TQB가 0이다. 일본은 13이닝 공격 1득점, 14이닝 수비 1실점해 TQB +0.0055를 기록했다.

이렇게 한국이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가고, 일본과 대만의 결승전이 성사됐다. 결승전에서는 대만이 일본을 6-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동메달로 내년 개최 예정인 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진출권 확보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