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 시부모에 다 줬는데 무릎 꿇고 혼나…남편은 노름에 외박"
고된 시집살이와 맞벌이로 힘들었던 마음을 몰라주는 남편에 분노하는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천안에서 전통 장 식당을 운영 중인 결혼 40년 차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방송에서 남편은 아내가 5년 전 갱년기가 온 이후 명령조로 말을 하는 것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했다.
아내는 남편이 원해 시작한 식당에서 1000평 밭과 300여 개 항아리가 담긴 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나물을 캐기도 했다. 아내가 분주하게 일하는 동안 남편은 여유를 부렸다.
아내는 "갱년기 오고 남편이 미워서 주먹으로 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38년간 참고 살았는데, 당신은 5년을 갖고 그러면 당신은 아직도 멀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남편은 "갱년기 무기 삼지 마라"라고 받아쳤다. 이어 "남들한텐 다정다감한데, 저한테만 톡톡 쏜다"고 토로했다.
아내는 과거 남편이 개인택시를 하며 속 썩인 일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내는 "전세금을 빼고 빚을 좀 얻어 개인택시를 사줬다. 믿고 사줬는데 돈을 잘 안 벌더라. 차량 할부금도 못 냈다. 그러다 며칠 집에 안 들어오고, 전화도 안 받았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아는 분이 남편 있는 곳을 알려주기도 했다. 거기 갔더니 (남편이) 토시를 끼고 화투를 치고 있더라. 안 한다고 해놓고 3일 지나면 또 반복했다. 나중엔 당구를 치더라"라고 과거 일을 전했다.
그러면서 "죽을 거 같았다. 개인택시 산 뒤부터 지옥이었다. 지옥 같이 살았다"고 토로했다.
남편이 돈을 벌어다 주지 않아 집 전기까지 끊긴 상황에 아내는 아파트 현장에 나가 설비 일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파트 공사 일을 15년 정도 했다. 아파트 설비 일을 할 때 당시 아이들이 7살, 2살이었다. 집에 들어가면 애들 밥해서 먹이고, 새벽에 일어나서 밥 해놓고 나가고 그랬다. 사는 게 사는 거 같지 않았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부부 일상을 지켜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남편분은 멋쟁이다. 체면이 엄청 중요한 분이다. 아내가 위험한 일을 해서 고생한 것보다 아내가 63빌딩 공사했다는 얘기가 먼저 나온다. 체면이 중요한 사람은 여러 사람 앞에서 내가 미안하고 부끄러운 것을 얘기하면 체면이 깎이니까 싫어한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아내는 실리적인 사람이다. 체면은 상관없다. 누가 날 어떻게 보든 공사장 나가서 애들 밥 먹이고 공부시키는 거다. '지나간 얘기 하지 마'라는 남편 말은 아내가 받아들이기에는 '나의 노고, 고생, 희생을 잘 모르는구나 '싶다. 억울하니 자꾸 더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 부부는 식당 천막 설치를 계기로도 다퉜다. 아내는 천막 설치를 반대했지만, 남편은 아내의 의견을 무시하고 밀어붙였다. 이에 아내는 과거 천안으로 오게 된 것도 남편의 일방적 결정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내는 "내가 2년 반 치매 온 시어머니 모시고, 당신 돈 제대로 돈 안 벌어다 줄 때 부업 하다가 아파트 현장에서 설비 일을 했다. 시동생 내가 밥해서 학교 보내지 않았느냐. 당신 번 돈도 부모님께 다 갖다 드리지 않았냐. 그게 가슴에 쌓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수입 전부를 시부모에게 다 드렸다. 그렇게 안 하면 큰일 났다. 시아버지가 장 볼 돈을 주면 그걸로 식구들 먹고살았다. 임신하고도 입덧하는데 시부모님이 그걸 몰라줘서 힘들었다. 돈이 없어서 먹고 싶은 것도 못 사 먹었다"고 털어놨다.
직장 다니면서도 시가 살림을 전부 도맡아서 했다는 아내는 "그렇게까지 했는데 시아버지는 날 무릎 꿇어앉혀 놓고 혼냈다. 반찬을 먹다 보면 남지 않나. 그럼 '왜 많이 했냐', '왜 버리냐'고 혼냈다. 전기세 아끼려고 밥그릇을 이불 속에 넣어놓곤 했는데 그걸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러면 무릎 꿇고 혼났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남편은 "본인이 잘못한 거에 대해서 시부모는 얘기했던 거다. 과거는 흘러갔기 때문에 얘기해봐야 득 되는 거 하나도 없다. 지나간 일 얘기해서 뭐 하냐"고 말해 출연진의 탄식을 불렀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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