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글 안 부럽네"… 낭만 터지는 알리바바 항저우 본사

항저우(중국)=황정원 기자 2024. 9. 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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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제어 시스템 갖춘 400만㎡ 규모 초대형 캠퍼스
친환경 조경·각종 편의시설 구축… 업무 환경 만족도 93.6%
알리바바 전세계 직원 20만명… 구글 18만명 넘어서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는 중국 내 가장 큰 규모로 전체 면적이 약 400만㎡다. 이 가운데 알리바바 홀딩스 그룹과 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닷컴 등이 속한 AIDC그룹은 C구역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9시 C구역 방문객 센터 로비 전경. /사진=황정원 기자
"알리바바 캠퍼스 전체 구역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연결돼 있습니다. 임직원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하면서 업무 메신저 앱인 '딩딩'을 통해 실시간으로 조명, 냉난방 등을 조절할 수 있죠."

알리바바 직원이 취재팀에 모바일 화면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4일(현지시각) 오전 방문한 알리바바 본사 캠퍼스는 중국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혁신적인 모습이었다.

지금은 고전이 된 영화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에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21세기 첨단 도시를 공원과 연못, 깔끔한 빌딩이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표현했다. 당시 대부분의 미디어가 미래 도시를 로봇과 기계가 가득한 회색 풍경으로 묘사했기에 저메키스가 제시한 미래는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C구역 정원 사이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황정원 기자
알리바바 캠퍼스는 저메키스 감독이 봤다면 손뼉을 치지 않았을까 생각될 만큼 첨단 기술과 자연이 잘 조화된 곳이었다. 곳곳에 조성된 정원과 연못, 밝고 아늑한 건물이 이상적인 미래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듯했다.

알리바바는 현재 전 세계에 수백 개의 캠퍼스와 사무실을 두고 있다. 취재팀이 찾은 곳은 본사가 위치한 중국 항저우 시시(Xixi) 캠퍼스 C구역이었다.

시시 캠퍼스는 중국 내 가장 큰 규모로 전체 면적이 약 400만㎡에 달한다. 이 가운데 C구역은 올해 5월10일 오픈한 최신 캠퍼스로 알리바바 홀딩스 그룹과 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닷컴 등이 속한 AIDC그룹이 있는 곳이다.


'다양성' 살아있는 글로벌 캠퍼스


알리바바 직원들이 C구역 순환 통로에 마련된 바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펴놓고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황정원 기자
통창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입구 로비를 지나 좌측 계단을 오르자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로가 나타났다. C구역은 7개의 건물이 '알리서클'이라 불리는 순환 통로로 연결돼 있다. 알리서클은 3개 층으로 구성돼 있고 그 안에 카페, 과일 가게, 꽃집, 식당 등 상업 시설과 휴식 공간이 있다. 직원 식당은 중국 음식 외에도 써브웨이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메뉴나 한식인 비빔밥도 판매하고 있었다.

"알리바바 전체 임직원은 20만명 이상이고 이곳 시시 캠퍼스에 근무하는 인원만 4만여명입니다. 그중에서도 C캠퍼스 인원이 3만명 정도 되고요."

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구글 임직원의 수는 약 18만명이다. 직접 마주한 알리바바 캠퍼스의 모습은 구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C구역 곳곳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카페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황정원 기자
AI 사업팀의 위후이(宇)씨는 '다양성'을 알리바바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캠퍼스가 최신식이고 편의시설도 완비돼 있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야말로 이곳을 생기 넘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교류하다 보면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듭니다.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어요."

알리서클은 안쪽 면이 정원을 바라보도록 설계했는데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통로 전체가 휴게실이나 카페 같은 느낌을 준다.

직원들은 컬러풀한 비트라 팬톤 체어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통창 앞에 설치된 바 테이블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등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업무 시간에도 산책·운동 자유롭게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C구역 내 명상 장소. 케이지 모양의 구조물이 아름다워 직원들의 웨딩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사진=알리바바
넓게 펼쳐진 정원은 대학 캠퍼스처럼 낭만이 넘쳤다. 활기찬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이따금 공유자전거를 타고 보도를 스쳐 갔다. 초록빛 잔디 사이사이 감나무, 비파나무, 자두나무가 탐스러운 과실을 뽐냈다. 알리바바 로고의 웃는 얼굴을 본떠 만들었다는 중앙호수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고 소금쟁이가 어지러이 물 위를 돌아다녔다.

"캠퍼스가 아름다워서 직원들의 웨딩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취재팀이 풍경에 감탄하자 직원이 새장 모양의 명상 장소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 라틴아메리카팀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루아나 보텔류(Luana Botelho)씨는 캠퍼스 조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심시간에 A구역 호수를 산책하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이 변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죠.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겨울에는 눈 덮인 길이 펼쳐집니다. 오후에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전에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산책하다 운이 좋다면 로봇경찰을 만날 수 있다. 주요 임무는 위험 상황을 빠르게 감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연결 통로, 소방 통로, 고온 지점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을 중심으로 순찰한다. 한번 충전으로 5시간 동안 순찰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충전소'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알리바바 직원이 오전 10시경 캠퍼스 내 헬스장에서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 /사진=황정원 기자
캠퍼스 내에는 운동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실내 농구장, 탁구장, 헬스장, 당구대 등 다양한 실내 스포츠 공간뿐 아니라 야외 운동장에는 400미터 트랙과 FIFA(국제축구연맹) 인증을 받은 축구장까지 있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 중에도 얼마든지 스포츠센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리프레시하고 다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들으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실제로 헬스장과 스트레칭실에서 체력단련을 하는 직원을 볼 수 있었다. 시계를 확인하니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알리바바는 분기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캠퍼스 경험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직원 설문 조사에서 업무 환경 만족도가 93.6%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항저우(중국)=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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