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맞은 IFA 다시 '활기'...中기업 추격에 韓기업 AI로 '맞불' [IFA 2024]

김준석 2024. 9.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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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개 기업 참전 中 '세계 최대' '세계 최고'로 승부수
아너 CEO "삼성 폴더블폰, 무겁고 두껍다" 저격도
K가전 "AI 기반 생태계 조성 집중"
'AI 컴패니언' 등 제품 눈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가 6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AI 컴패니언 '볼리'를 들고 김만영 삼성전자 독일법인장, 프란치스카 기페이 베를린 상원의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왼쪽부터)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의 LG전자 전시관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 두번째)가 조주완 LG전자 CEO(왼쪽 첫번째)와 LG전자의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김준석 기자]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가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글로벌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통해 'AI홈' 등 가전 업계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며 눈길을 끌었다. 13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한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대거 전시한 가운데, 폴더블(접는)폰과 로봇청소기 등 일부 제품에서는 한국 업체들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력을 과시하며 국내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삼성·LG맨도 연구 나선 中제품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 참가한 중국 TV 제조사 TCL의 세계 최대 QD-미니 LED 제품인 115인치 X955 MAX. 사진=김준석 기자
이번 'IFA 2024'에 참가한 중국 주요 기업인 메이디, 하이얼, 하이센스, TCL은 '세계 1위' '세계 최대' '세계 최고' 등을 내세운 제품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이목 끌기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직원들도 이들 기업의 전시관을 찾아 사진을 찍고, TV 뒤편을 이리저리 보면서 '열공 모드'에 나섰다. TCL 전시관에서 만난 한 임직원은 "지난해에는 급조한 제품들을 총동원했다면, 올해는 기술력이 가다듬어 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년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TV 제조사인 TCL은 이번 전시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퀀텀닷(QD)-미니 LED TV인 115인치 X955 맥스를 비롯해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센스도 163인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비롯해, 110인치 글래스 프리 3D 디스플레이 등 각종 거대·고해상도 TV 제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2·4분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 1위를 차지한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아너가 출시한 매직V2의 두께인 9.9㎜와 지난 7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6의 두께 12.1㎜를 비교하면서 "(삼성은) 너무 무겁고 너무 두껍다"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삼성·LG "가전을 넘어 AI 기업으로 도약"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를 찾은 관람객들이 8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물과 스팀만으로 냄새 유발 물질을 살균·탈취하는 삼성전자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중국 기업의 잇따른 도발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 2024'에서 'AI 생태계'를 화두로 제시했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제품을 앞세우기보다는 AI 시대의 철학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을 꾸미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개막 당일인 6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을 순서대로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양사의 AI 컴패니언인 '볼리'와 '이동형 AI홈 허브(Q9)'을 유심히 바라봤다. 숄츠 총리는 이날 IFA에 최대 참가한 중국 업체는 방문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는 AI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삼성전자는 '초개인화'에 LG전자는 '확장성'에 초점을 맞춘 전시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모든 생활가전을 AI가전으로 진화시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대표이사)은 "생활가전의 틀을 바꿀 것"이라면서 "집안 내 연결된 기기를 통해 센싱되는 설치 공간, 사용 패턴 등의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기능을 자동으로 제안함으로써 더욱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 어떤 가전을 사용하더라도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통해 다른 기기를 제어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AI홈 허브인 'LG 씽큐 온'을 선보이며 AI홈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LG 싱큐 온은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적용한했다.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LG의 구형 가전이면 AI 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해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하이얼 직원은 "하이얼도 스마트홈 플랫폼인 혼(hOn)을 도입했지만 삼성 스마트싱스에 비하면 갈 길이 멀었다"면서 "연결성이나 AI 기술이나 '역시 삼성이구나'를 느끼고 열심히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살 IFA, AI로 새 변곡점 맞아"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IFA 2024의 스마트싱스 체험 부스를 찾아온 독일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 사진=김준석 기자
올해 100주년을 맞은 IFA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활기를 얻었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독일인 클라우디아씨는 "학생들과 현장 학습을 왔다"면서 "IFA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독일인들에게 굉장히 인기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그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지만 최근 가전 업계의 침체로 활력을 잃어간다는 지적을 받았다. IFA 측에서는 올해 100주년이 IFA가 새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년째 IFA에 참석 중인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부상이 역설적으로 IFA 참가자와 참가 기업간의 기술 경쟁을 촉발시켰다"면서 "AI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IFA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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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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