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청역 참사 재발 않게…보행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 2000그루 심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보행자 안전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단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시가 보행자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란 이름으로 나무 2000그루를 심기로 했다.
튼튼 가로수는 일종의 볼라드(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로 교통섬 등 보행자 다수가 머무르는 곳에 차량이 덮치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이달 서울 중구 시청 인근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50그루를 심고, 시 전역 보행자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 총 200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통전문가 “자연 볼라드 역할 가능”
튼튼 가로수는 일종의 볼라드(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로 교통섬 등 보행자 다수가 머무르는 곳에 차량이 덮치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충돌에 견딜 수 있도록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상대적으로 밑동이 단단한 종류로 심을 예정이다.
튼튼 가로수 규격은 ‘줄기가 지름 20cm 이상’으로 일반 가로수의 2배다. 현행 서울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가로수 규격은 지름 10cm 이상에 높이 3.5m 이상이다. 지름은 성인 가슴높이를 기준으로 한다.
서울시는 가로수가 철제 볼라드의 단점을 일부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철제 볼라드는 △충격 흡수력이 부족해 차량 충돌 시 운전자 피해가 크고 △장애인 등 보행 약자에게 걸림돌이 되며 △자연환경과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가로수가 햇빛이나 비를 막는 그늘막으로 쓰일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
튼튼 가로수가 신호등이나 운전자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시는 가로수 높이 4m 미만 부분은 가지치기하는 등 교통 환경에 맞게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국 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름 20cm 이상 가로수는 차를 막는 데 효과적이란 연구가 있다”라며 “가로수가 ‘자연 볼라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로수가 보행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나무는 차량과 충돌해 부러지면서 운전자와 보행자에 가하는 2차 충격을 줄이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라며 “차량 방어뿐 아니라 그늘도 만들고 경관도 좋아지는 일석삼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적절한 교통 환경에 제한적으로 심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작정 튼튼한 물체로 도로를 잔뜩 막는 방법은 되레 차량 단독 사고 시 운전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라며 “가로수를 심더라도 나무 크기와 도로 폭 등 다양한 환경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달 서울 중구 시청 인근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50그루를 심고, 시 전역 보행자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 총 200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자치구별로 취합한 자료를 통해 선정한다. 식재 비용은 그루당 약 200만 원으로 총 약 4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추석 연휴 이후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보행자 안전 취약 지역 조사 결과를 포함한 종합 안전 대책 계획을 발표한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평가된 ‘K-기업’ 브랜드 가치… 외국社 111% 뛸때 韓 72% 상승
- [이철희 칼럼]‘리베로 특보’가 필요해 안보실장을 뺐다는데
- 여야정 “의료계 합류해야 협의체 출발 가능”
- 野 “응급실 뺑뺑이, 누가 살인자냐” 한덕수 “10년전부터 있던일”
- 野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법사위 소위 단독처리
- 이원석 “金여사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처벌 대상은 아냐” 논란
- 고용악화 속 ‘빚의 굴레’ 갇힌 20대, 학자금 체납액 2년새 37% 늘어
- [횡설수설/김승련]‘성 상납’ 사법 족쇄 벗은 이준석… 분열과 상처만 남은 여권
- 진성준-조국, 유튜브서 한동훈 외모품평 논란
- “천석꾼 가세 기울었어도, 독립운동 아버지 원망은 이제 안 해요”[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