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전향 9억팔, 사흘 간의 리드오프 실험…'14타수 무안타 6K'가 남긴 것은[SC포커스]

박상경 2024. 9. 1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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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그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골몰 중이다.

리드오프로 처음 나선 6일 경기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는 "팀이 바라보고 있는 모든 게 함축된 실험"이라고 장재영의 리드오프 기용 의미를 밝혔다.

"큰 구장에서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의 책무를 받아들이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며 "타격 면에선 무안타에 그쳤으나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나갔고, 수비에선 어려운 타구도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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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경기. 타격하는 키움 장재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21/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키움의 경기, 5회말 1사 1루 키움 장재영이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7.17/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타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

키움은 그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골몰 중이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때 계약금 9억원을 안기며 데려온 투수지만, 올 시즌 타자 전향을 허락한 뒤 퓨처스(2군)팀을 거쳐 1군에서 다양한 활용법을 찾고 있다.

이런 장재영이 지난 6~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무려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결과는 아쉬움. 3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한 그의 성적표는 14타수 무안타 6삼진이다.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키움 장재영이 타격을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7.10/
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KIA전. 1회초 무사 키움 장재영의 타구를 KIA 좌익수 소크라테스가 점프해 잡아내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8/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1회초 무사 2, 3루 김현수의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은 장재영.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4/

리드오프로 처음 나선 6일 경기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석에서 2루수 직선타를 날린 그는 좌익수 뜬공, 삼진, 3루수 땅볼, 삼진으로 물러났다. 7일 경기에서도 다시 리드오프로 나섰지만, 2루수 직선타-삼진-삼진-3루수 직선타-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8일 경기에선 초반 두 타석에서 잘 맞은 타수가 좌익수 소크라테스의 호수비에 걸렸고, 나머지 두 타석은 모두 삼진에 그쳤다. 출루를 해야 주루 능력을 증명할 기회라도 잡았을텐데, 그러질 못했다. 타자 전향 4개월차 타자에게 리드오프는 어쩌면 너무 큰 짐이었을지도 모를 일.

키움 홍원기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경기. 3회 키움 장재영이 롯데 윌커슨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장재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22/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경기. 3회 키움 장재영이 롯데 윌커슨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는 장재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22/

그는 "팀이 바라보고 있는 모든 게 함축된 실험"이라고 장재영의 리드오프 기용 의미를 밝혔다. "큰 구장에서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의 책무를 받아들이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며 "타격 면에선 무안타에 그쳤으나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나갔고, 수비에선 어려운 타구도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6일 0대14 대패 과정에서 나온 미숙한 수비 플레이를 두고는 "창원(NC전)에선 슈퍼캐치도 했었다"며 "많은 실점으로 연결돼 본인 스스로 굉장히 아쉬울 것이고, 투수에 미안한 감정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좋게 생각하면 그것도 경험이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 하면 안된다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자 전향 초기 장재영은 유격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이에 대해 홍 감독은 특유의 위트를 섞어 "한 다리 건너 '최측근'을 통해 들어보니 장재영이 유격수는 이제 아예 생각에 없는 것 같더라. 본인이 생각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웃은 뒤 "시즌 뒤 면담을 해야 하고, 그 이후 방향을 설정하지 않겠나. 여러 길은 열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키움 장재영이 주루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2/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 키움 장재영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23/

자존심을 내려놓고 선택한 또 다른 길, 키움 역시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해 고심 또 고심 중이다. 사흘 간의 리드오프 실험이 미래 큰 폭의 성장 자양분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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