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돈 벌어올게" 하고 사라진 남편...그리고 걸려온 경찰의 연락 "지명수배"

서지훈 2024. 9. 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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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9월 10일 (화)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신고운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사랑을 알게 되는 나이에 삐져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랑니! 사랑니는 인류 진화 과정 중에 우리 몸에 남은 흔적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랑니는 입안에 염증을 유발해서 빼내야 하지만 어떤 사랑니는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하네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대로 갖고 가도 되는 것도 있고, 과감하게 정리해야 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오늘도 당신의 편이 되겠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신고운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신고운 변호사(이하 신고운)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신고운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자...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 사연자 : 저는 아버지 어머니가 없는 고아입니다. 친척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면서 자랐죠. 그러다가 어른이 돼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거침없는 성격이었고 옷도 멋스럽게 잘 입었습니다. 그리고 말솜씨가 좋았습니다. 지금은 그때 남편 모습이 허세였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내 편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그때 저는 제 편- 제 가족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리석게도 남편을 믿었고, 결혼을 했습니다. 곧바로 아들이 생겼고, 저는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행복은 아주 잠시뿐이었습니다. 지금 남편은 곁에 없습니다. 집을 나간지 오래됐어요. 돈 벌어 오겠다며 나갔는데, 간간이 오던 문자와 전화도 끊긴 상태입니다. 그제야 현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남편은 매일 입으로만 큰소리 치지, 생활비도 제대로 준 적 없었다는 걸요. 며칠 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남편이 사설 투자 프로그램으로 사기를 쳤고 현재 지명수배가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과 연락이 되냐고 묻는 경찰에게 저는 되려 제발 좀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아들을 아버지 없는 아이로 만들기 싫어서 아이가 다 클 때까지 이혼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범죄자가 된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차라리 없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지금 남편이 어디에 있는 지 모르는데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네, 사연자분은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선 상대방과 연락이 되지 않으니 협의이혼은 어려울 것이고, 재판 이혼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소송은 서류를 상대방이 받아야 하잖아요.

◆ 신고운 : 네, 맞습니다. 가출 배우자와의 이혼은 소송서류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일, '송달'이 문제가 됩니다. 이혼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법원에 접수한 소장을 법원에서 다시 상대방인 남편에게 송달하여, 원고의 의사를 전달하고 답변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송달이 되어야만 '소송계속' 즉, 해당 사건이 법원에서 재판절차로 심판되고 있는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연락두절이거나 행방불명된 상황이라면 소장이 송달되지 않겠죠. 그러면 소송을 아예 시작할 수조차 없게 됩니다. 비단 이혼소송에서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에서도 위와 같이 상대방에게 소장을 송달할 수 없는 경우는 왕왕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민사소송법은 제194조 내지 제196조를 통하여 공시송달에 관하여 정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 공시송달은 무엇인가요?

◆ 신고운 : 공시송달은 법원사무관등이 송달할 서류를 보관하고 그 사유를 법원게시판에 게시하거나, 그 밖에 관보·공보 또는 신문 게재, 전자통신매체를 이용한 공시 등의 방법에 따라서 게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방이 송달을 받지 않았어도 위와 같은 방법에 따라 그 뜻을 게시하면 상대방이 마치 송달을 받은 것처럼 간주하여 일방이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첫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같은 당사자에게 하는 그 뒤의 공시송달은 실시한 다음 날부터 효력이 생기게 됩니다.

◇ 조인섭 : 아무 때나 공시송달을 해주지는 않을텐데 공시송달의 요건은 어떻게 되나요?

◆ 신고운 : 네, 공시송달의 요건은 우리 민사소송법 제194조에서 정하고 있는데요. 제194조 제1항은 '당사자의 주소등 또는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외국에서 하여야 할 송달에 관하여 그 나라에 주재하는 대한민국의 대사·공사·영사 또는 그 나라의 관할 공공기관에 촉탁하는 방식으로 할 수 없거나 이에 따라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법원사무관등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당사자의 주소등 또는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 조인섭 : 그러면 상대방의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 어떤 방식으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

◆ 신고운 : 부부관계에서는 서로의 주민등록표 초본을 떼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에서는 먼저 주민등록표 초본상의 주소지로 송달을 보내봅니다. 낮시간 중에 우편물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야간특별송달을 신청해서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하여 송달을 시도해보구요. 그럼에도 송달이 되지 않는다면, 과세정보제출명령신청을 통해서 상대방의 소득근거지로 기재되어 있는 직장 등으로 송달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근로 중에 있는 상태가 아니거나 본인의 명의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과세정보만으로는 소재를 밝혀내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또 이혼소송의 경우 친족사실조회라는 방법을 통해서 소재를 알아보기도 하지요?

◆ 신고운 : 네, 이혼소송의 경우에는 친족들에게 이 사람의 소재를 아느냐고 물어보는 절차를 거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상대방의 부모님, 형제자매들의 주소지를 확보하여 해당 주소지에 송달을 시도하면서 해당 주소지에 남편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지, 연락은 되고있는 상황인지 등을 파악하게 되고, 위와 같은 과정을 전부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고 부모형제 등 가까운 친족마저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이를 기초로 공시송달 신청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조인섭 : 이러한 친족사실조회라는 절차는 민사소송에는 없는데, 이혼소송에서 특별히 거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신고운 : 위 사례에서처럼 현재 남편 없이 일방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면, 상대방에게서 반박의 기회를 빼앗게 되고 혼인관계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민사소송과는 다르게 가사소송은 부부간의 내밀한 영역에 관한 것을 그 내용으로 다루고 있으며, 명백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사소송에서는 민사소송보다 보다 엄격하게 친족사실조회까지 거쳐서 공시송달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연자분은 남편이 지명수배를 당하여 도망다니고 있는 상태로 그 소재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남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관할경찰서에 남편의 지명수배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제출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 역시 해당 이혼 사건을 공시송달로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에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 조인섭 : 공시송달로 이혼 소송을 할 때 재산분할은 어떻게 되나요?

◆ 신고운 : 공시송달을 통해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아내 명의로 되어있는 재산과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 내역을 살펴보고, 분할대상이 되는 부부공동의 재산을 확정할 수 있으며, 기여도를 주장입증하여 재산분할금에 대한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사소송법은 제173조에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서, 나중에 상대방이 '공시송달을 통한 이혼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 '추후보완 항소'를 통해 재산분할에 관하여 다시 다툴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이혼 소송은 소장을 상대방에게 송달해야 시작할 수 있으며 남편이 연락 두절인 경우, 공시송달 규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공시송달이란, 법원이 서류를 게시하거나 전자통신매체 공시를 해서 남편이 송달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인데요. 다만 이혼소송에서는 공시송달의 요건을 좀 더 까다롭게 만들어서 친족들에게 상대방의 소재를 아는지 묻고 거기에 대해서 상대방 친족들도 모른다고 하면 공시송달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신고운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신고운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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