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캐즘'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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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 맞다. 2035년 이후에는 유럽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가 아니고는 팔 수가 없을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달말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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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실리콘밸리에 무너졌다."
2017년 4월 10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 제목이다. 이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장중 시가총액에서 부동의 미국 1위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3년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서 스포츠카 제작을 목표로 설립된 작은 자동차업체가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GM을 추월한 일대 사건이었다. "이는 실리콘밸리가 자율주행차, 주문형 자동차 등 교통혁신의 비전을 추구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깊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그래도 당시 테슬라와 GM은 매출 등 규모 면에서 아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GM은 2016년 매출 1163억8000만달러, 순이익 94억2700만달러를 올렸다. 반면 테슬라는 같은 해 매출 70억13만달러, 순손실 6억7491만달러를 기록했다. 맞다. 적자기업이었다. GM의 순이익 규모가 테슬라의 연매출보다 컸다. 미 자동차 시장점유율에서도 GM은 17%, 테슬라는 0.2%에 불과했다.
이 정도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흔한 비유도 민망하다. 이 때문에 이날의 시가총액 역전은 '내연기관의 종말이 임박했다'라는 전망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거침없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9일 기준 6721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GM의 시가총액은 530억달러 수준이다. 7년 만에 두 업체의 시가총액 격차는 무려 10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과연 디트로이트(내연기관차)가 까마득히 멀리 달아나버린 실리콘밸리(전기차, 테슬라는 2021년말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를 다시 따라잡을 수 있을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생각하듯.
#전기차가 '캐즘'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다. 캐즘은 제품과 서비스가 초기시장을 넘어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발생하는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말한다. 전기차가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단점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확산에 제동이 걸렸다. 더구나 국내는 8월초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전기차 공포증'까지 퍼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
비록 전기차가 캐즘과 화재 사고에 허우적대고 있지만, 전기차가 앞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은 없다. 인류의 생활에 혁신을 가져온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그랬듯이 전기차의 안전성도 기술 발전과 제도개선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일 뿐이다. 영원히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국산 전기차와 배터리가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국내의 과도한 공포감과 우려는 경계해야 마땅하다. 파리 협정 이후 세계 주요국들이 자동차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자칫 국내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서다.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 맞다. 2035년 이후에는 유럽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가 아니고는 팔 수가 없을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달말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한 말이다.
송정열 기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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