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 `아이폰16` 등장… 韓, 첫 `1차 출시국` 포함

'애플 인텔리전스'로 구동한 '젠모지'. 애플 제공

'아이폰16' 시리즈. 애플 제공

'아이폰16프로' 시리즈. 애플 제공

애플이 10일(한국시간)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최신 칩인 'A18', 'A18 프로'가 장착돼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기기 안에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로 구동된다.

한국은 이번에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1차 출시국이 됐다. 오는 13일 사전예약을 시작해 20일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등과 같이 새 아이폰을 살 수 있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내달 베타 버전으로, 영어로 우선 제공된다. 내년에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어 버전 제공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를 열었다.

아이폰16 시리즈는 6.1인치형(15.4㎝)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 고급 모델인 6.3인치형(15.9㎝) 프로와 6.9인치형(17.4㎝) 프로맥스 등 4가지로 구성됐다. 기본 모델과 플러스 사이즈는 지난해와 같지만, 프로와 프로맥스는 디스플레이가 더 커졌다. 베젤(테두리)을 줄여 기기 전체 크기는 늘어나지 않았다.

이번 아이폰16 시리즈의 핵심은 AI와 카메라다. 광학 줌급 품질의 2배 수준인 망원 옵션을 지원하는 4800만 화소 카메라로 피사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 쉽게 원하는 구도를 잡을 수 있다.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에는 5배 망원 카메라가 탑재됐다.

특히 '카메라 컨트롤'이 새로 추가됐다. 기기 우측 하단에 장착된 버튼을 눌렀을 때 섬세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아이폰을 잡고 화면 대신 측면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버튼을 누르는 동작을 감지하는 고정밀 포스 센서, 터치 상호 작용을 지원하는 정전식 센서, 버튼을 누를 때 피드백을 전달하는 촉각 스위치 등이 탑재됐다. 올 하반기에는 카메라 컨트롤에 2단 셔터도 도입할 예정이다. 측면 버튼을 살짝만 눌러도 초점과 노출을 자동으로 고정해 디지털 카메라를 찍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에서 기대해온 AI 기능도 아이폰16 시리즈 특징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6 시리즈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쓰기 도구'를 지원해 텍스트를 재작성하고 교정, 요약해준다. 또 알림을 요약해주고 메일에서 '최우선 메시지' 기능으로 긴급 메시지를 맨 위에 표시해준다. 메모와 전화 앱에서는 오디오 녹음과 전사, 요약도 가능하다. 전화 앱에서 통화 중 녹음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통화 상대방에게 녹음 중인 것을 알리고, 통화가 끝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요약을 생성해준다.

'음성비서' 시리도 자연스러워진다. 요청 간 맥락을 이해하고, 텍스트와 음성을 오가면서 시리와 대화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와도 연동해 수천 가지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카메라 기능도 애플 인텔리전스로 똑똑해진다. 사용자가 카메라 컨트롤을 길게 누르면 지나가던 식당의 영업시간이나 후기를 띄워주고, 전단지의 이벤트를 캘린더에 추가해주고, 반려견의 품종을 빠르게 찾아주는 식이다. 이 기능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16 시리즈에는 AI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성능과 효율을 높인 'A18'과 'A18 프로' 칩셋이 탑재됐다. 2세대 3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된 이 칩셋으로 애플 인텔리전스 구독 속도가 빨라진다. 16코어 뉴럴엔진은 대규모 생성형 모델에 맞게 최적화 했고 A16 바이오닉 칩 대비 최대 2배 빠른 속도로 머신러닝(ML) 모델을 구동한다.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는 A16 바이오닉 칩 대비 30% 빠른 속도에 전력 효율도 늘었다. 동일한 워크로드를 A16 바이오닉 대비 30%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 5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16 바이오닉 칩 대비 속도는 최대 40%, 효율은 35% 더 향상됐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아이폰16 시리즈 이달 출시 이후 내달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베타 버전이 제공된다. 애플은 내년까지 업데이틀 통해 지원 기능과 언어, 플랫폼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아이폰16과 아이폰16 플러스는 울트라마린, 틸, 핑크, 화이트, 블랙 색상으로 출시되며, 128GB, 256GB, 512G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아이폰16 125만원, 아이폰16 플러스 135만원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6 프로와 프로맥스는 블랙 티타늄, 내추럴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데저트 티타늄 색상으로 출시되며, 128GB, 256GB, 512GB, 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아이폰16 프로 155만원, 아이폰16 프로맥스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시장 예상과 달리 출고가는 전작과 동일하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연합국(UAE), 영국, 미국 등 58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는 13일 오후 9시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20일부터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시작된다.

카이앤 드랜스 애플 월드와이드 아이폰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아이폰16은 카메라 컨트롤을 이용해 추억을 남기는 새로운 방식 등 A18 칩이 선사하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성능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아이폰으로 갈아탈 완벽한 적기"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새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한 애플 주가는 0.69% 하락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