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달앱 논란, 나무 아닌 숲을 봐야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주문 중개이용료를 인상하면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배달앱이 외식업계의 비용 증가와 외식물가 상승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통계자료는 다른 시각도 제시한다.
외식업주가 배달앱을 채택하는 이유는 매출액 증대의 기대 때문일 것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3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보고서(이하 KREI 보고서)'에 의하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미사용 업체에 비해 각각 32.2%, 25.5%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부분 홀매장과 배달을 겸하기 때문에 단순히 배달앱만의 효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배달앱이 외식업체의 경영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배달앱을 사용하는 외식업체가 의외로 많은 것도 아니다. KREI보고서에 의하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외식업체는 2023년에 28.7%에 불과하다. 업종에 따라 배달앱에 특화되는 정도가 상이해서다. 일례로 치킨전문점과 피자 및 유사음식점의 배답앱 사용율은 각각 83%, 84%에 이른다. 이들 업종을 제외하면 나머지 외식업체의 배달앱 사용율은 미미한 수준임을 유추할 수 있다.
배달의 대명사격인 치킨을 보자. KREI보고서에 의하면 배달앱을 사용하는 치킨전문점이 미이용 업체에 비해 매출액은 34%, 영업이익은 78%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의 신장세가 괄목할 만하다. 배달앱을 사용하는 치킨전문점의 매장면적당(1㎡) 영업이익은 77만원으로 배달앱 사용 전체 음식점에 비해서도 45%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자전문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업종이 배달앱에 특화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외식물가는 외식업체의 영업비용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KREI보고서에 의하면 외식업체의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재료비(2023년 37.5%)로 2018년 31.4%에서 6.1%포인트 커졌다. 고용인건비와 임차료가 뒤를 잇고, 배달앱수수료와 배달대행비용의 비중은 각각 2.0%, 4.4%로 나타났다.
분명히 해야할 것은 배달앱수수료와 배달대행비용은 관련은 있으나 개념적으로도 계정상으로도 다른 항목이라는 점이다. 배달앱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배달대행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다. 배달앱 사용 업체 중 15%는 직접 고용 또는 자가 노동에 의해 배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앱 사용유무와 관계없이 배달을 위해 1인의 직원을 고용할 경우 현재의 외식업체 월별 영업일수와 일별 배달건수, 최저임금, 오토바이 유지비 등을 적용해 추산한 월별 인건비는 약 470만원이다. 같은 영업일수와 배달건수에 업체가 지불하는 배달대행비와 소비자 부담의 배달팁까지 감안해 계산한 배달대행비는 월별 330만원으로 추정된다. 배달대행수수료가 직접 고용에 비해 30% 정도 저렴한 셈이다.
배달대행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업주 입장에서는 직접 고용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 외에 배달지역의 확대, 피크타임의 효율적 대응 등 유연한 운영 관리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또 하나 강조될 것은 배달대행수수료는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비용으로 고용창출의 효과를 갖는다는 점이다. 라이더 입장에서는 유연한 근무 환경과 성과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배달앱 이용 업체의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다는 점, 그나마 업종에 따라 이용율 편차가 매우 심하다는 점에서 배달앱비용관련 사안을 전체 외식업체의 당면 문제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또한 배달앱수수료와 배달대행비용을 혼재해 보는 것은 그릇된 방안도출을 도울뿐이다.
결론적으로 배달앱과 음식점,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동시에 정부는 외식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식재료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 중소 외식업체의 디지털 전환 지원, 그리고 배달앱과 외식업체 간의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가시적인 외식물가 안정과 외식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이희찬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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