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 칭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던졌다” KIA 대투수에게 인정받은 28세 파나마 특급…밴헤켄·요키시 길 걷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구 내용이 매우 좋았다.”
이례적이었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공식 코멘트를 통해 상대 선발투수를 칭찬했다. 양현종은 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7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타선이 뒤늦게 터지며 승수를 챙기기 어려웠다.
이유가 있다. 키움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도 너무 잘 던졌기 때문이다. 후라도는 7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3자책)했다. 결과적으로 양현종만큼 실점을 억제하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8회에 실점한 게 컸다.
그렇다고 해도 7회까지 KIA 타선을 압도한 끝에 양현종과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을 선보였다. 이 경기는 단 2시간34분만에 끝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양현종과 후라도 모두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타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구단을 통해 “상대 선수지만 후라도를 칭찬하고 싶다. 투구 내용이 매우 좋았고, 그래서 나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집중한 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던졌다. 우리도 공격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 야수들 집중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최대한 수비시간을 짧게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자신의 투구만 신경 쓰면 되는 선발투수가, 상대 선발투수를 의식했다는 의미다. 그 정도로 후라도의 투구내용도 좋았다. 150km을 육박하는 포심이 좋았다. 포심을 평소보다 더 던지며 투심 비중을 줄였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도 섞었다.
후라도는 빠른 공에 다양한 구종을 겸비했고, 커맨드까지 갖춘 투수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니 이닝을 많이 소화한다.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 6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무려 25경기, 퀄리티스타트는 22회다. 올해 리그에서 20회 넘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유일한 투수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3.24) 4위, 최다이닝 1위(177⅓이닝), 탈삼진 2위(161K), WHIP 3위(1.15), 피안타율 10위(0.255)다.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와 함께 올 시즌 최고투수 중 한 명이다. KBO리그 2년차를 맞이해 국내 타자들의 성향을 완벽히 파악했다는 평가다.
후라도는 28세의 젊은 투수다. 키움으로선 당연히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앤디 밴헤켄-에릭 요키시에 이어 장수 외국인투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단, 후라도가 20대 후반에 KBO리그의 롱런으로 만족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이미 일본프로야구에서 관심이 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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