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변영주 감독 “매주 개봉하는 기분, 시청률 상승은 배우들 덕”[EN:인터뷰①]
[뉴스엔 김명미 기자]
변영주 감독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를 연출한 소회를 전했다.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기획 권성창, 연출 변영주, 극본 서주연, 제작 히든시퀀스/래몽래인)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독일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히트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작품으로, 하루아침에 살인범 신세가 돼버린 고정우(변요한 분)와 형사 노상철(고준 분), 톱스타 최나겸(고보결 분), 대학생 하설(김보라 분)의 치열한 진실 추적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으로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변영주 감독은 9월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모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개봉을 하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변영주 감독은 "토요일 아침 8시가 되면 갑자기 여기저기서 똑같은 내용의 톡이 온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지인은 2049 시청률까지 포함된, 방송국에만 오는 시청률표를 보내주고, 배우들도 (단체 카톡방에서)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토요일 아침 8시만 되면 긴장을 한다"며 "봐주신 분들한테 너무 감사하고, 무엇보다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무거운 내용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 때문에 시청자들이 버텨준다고 생각한다. 주인공뿐 아니라 어른 배우들도 나쁜 사람 투성이 아닌가. 너무나 훌륭하게 생활감 있는 악인 연기를 잘해주셔서 시청자들이 버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달 2%대 시청률로 출발한 '백설공주'는 방송 8회 만에 자체최고 시청률 6.4%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이와 관련 변영주 감독은 "이 장르는 어느새 불호 장르가 됐다. 마지막까지 보지 않으면 통쾌함을 가질 수 없는 장르다. 결국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는 '고구마'를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다. 사건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고, 주인공들이 그것을 해결해나가고, 마지막에 가서야 통쾌함을 주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채널이나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걱정을 되게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고, 가장 잘해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도 깊어졌다. 시청률이 조금씩 오를수록 좋아하는 마음이 당연히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보통 영화를 만들면 개봉하고 두 달 정도 지나서야 고민하는 어떤 생각들이 미리 생기더라. 시청률 상승의 원인을 굳이 찾자면 배우들에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설공주'는 '맛있게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꿀고구마'라는 평을 얻고 있다. 변영주 감독은 "기본적으로 저는 원래 장르와 상관없이 인간적으로도 '사이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맛볼 때는 통쾌할지 몰라도, 이 세상이 단 한 번도 사이다로 해결된 적이 없다. 오히려 '고구마'들이 계속 버티기 때문에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에서도 건오(이가섭 분)가 끝내 자백을 하지 않았을 때 많이들 답답해했겠지만, 사실 두 가지다. '자백을 한다고 해서 모든 죄인들이 처벌받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자백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게 정말 재밌게 느껴질까?'였다. 이 사건은 건오가 해결해야 되는 사건이 아니라, 상철(고준 분)과 정우(변요한 분)가 해결해야 되는 사건이고, 하설(김보라 분)이 조력자가 돼야 하는 사건이다. 해결이 안 돼서 답답하지만 새로운 실마리가 보일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건데'라는 궁금함이 이 장르를 계속 보게 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변영주 감독은 현장에서 권해효(현구탁 역), 배종옥(예영실 역), 차순배(양흥수 역) 등 경험이 많은 배우들에게 도움을 얻었다. 변영주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권해효 배우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더라도 그걸 잘 해석해달라고 했다"며 "권해효 배우가 선배인 티를 안 내는 사람인데, 젊은 배우들을 모아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다. 그게 저 때문이라는 걸 알지 않나. 뭔가 도와주고 싶다는 것을 느껴서 되게 고마웠다"고 고백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인 만큼 결말을 이미 아는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변영주 감독은 "'화차'도 마찬가지였다. 시작하자마자 '저 여자는 가짜야'라고 소리 지르면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슨 상관이야'가 나와야 된다. 결말을 몰라서 재미있는 작품이 아닌, 결말을 찾아가는 과정을 재미로 하는 작품이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주요 환경이 바뀌었다. 현재는 SNS의 시대이고, 유튜브를 통해 (결말이) 퍼질 수 있는 시대다. 애초에 그건 각오를 했다. '어느 조용한 마을, 마을 공동체가 모두 범인이고, 사체가 10여년간 우리 주변에 묻혀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너무 많지 않나. 그런 이야기의 원전이 되는 소설이기 때문에 과정에 재미를 잘 주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사실 1회를 보는 순간 '고정우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98%는 생각하지 않나. '누가' '어떻게' '어떤 이기심이'를 핵심으로 두면 조금 더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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