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산불 확산···여의도 면적 19배 태웠다
미국 서남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방 인력이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고온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면서 진압률은 3%에 그쳐 피해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화재 보호부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동쪽에 인접한 샌버너디노 카운티 러닝스프링스 지역에서 지난 5일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4.5㎢)의 약 19배에 달하는 85.8㎢가 불에 탔다. 소방은 1708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화재 진압률은 3% 수준에 그쳤다. 당국은 이번 산불로 3만6329개의 건물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샌버너디노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이 지역의 초목이 매우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폭염으로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저지대에서 산불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A 카운티 내륙과 샌버너디노 카운티 등에는 기온이 일주일째 화씨 100도(섭씨 38도) 넘게 올라가면서 폭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샌버너디노는 지난 금요일과 주말 최고 기온이 40도 넘게 치솟으며 산불이 빠르게 번졌다. 이 지역은 캘리포니아 남부 관광 명소인 호수 지역 애로헤드·빅베어레이크 주변 산지로, 지난 주말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과 여행객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전날 오후에는 LA 카운티 동북부 산지인 앤젤레스 국유림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밤새 5.1㎢를 태웠다.
캘리포니아주와 맞닿은 네바다주 리노 외곽의 와슈 카운티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 정부가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지역 산불로 주민 2만명이 대피했으며 6000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산불 피해 지역은 26㎢를 넘어섰고, 주민 약 2만명이 대피했으며, 약 6천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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